생질인 조(趙)에게 보낸다 [寄趙甥]
여름내내 산골 집에서 그리움이 더욱 간절하다. 지난 28일에 이하만(李河萬)이 내려오는 편에 편지를 받아보고 위로가 되고 기뻤다. 한양 가는 길은 바닷길로 갔다고 하는데, 어느 날에 별탈없이 성문(城門)에 도착했는가? 맥풍(麥風)이 제법 서늘한 때에 영감이 지내시는 형편에 별다른 피로와 괴로움은 없고, 고향소식은 그 사이에 들었는지 그리움과 걱정이 적지 않다. 나는 근래에 담(痰)과 현기증으로 골골하며 날을 지내니 참으로 괴롭다. 세월이 흘러가서 아내의 대상(大祥)이 어느덧 지나가니 슬프고 쓰라린 마음과 허전한 심정을 갈수록 견디기가 어려워서 자신을 돌아보며 한탄할 뿐이다. 다만 집안에 별고가 없어 다행스럽다. 서울의 소식은 어떠하며, 고향에 내려올 날짜는 언제인가? 마침 인편이 있어 정신이 혼미하고 손이 떨려 몇 글자를 겨우 쓴다. 이만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