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6년 7월 27일 생질인 조승지에게 보낸다 [寄趙甥承旨 丙申七月二十七日]
지난번에 윤대감의 인편이 내려와서 받은 편지가 지금까지 위로가 된다. 가을 기운이 점점 생겨나는 때에 객지에서 지내는 영감의 형편이 편안하고, 모든 일은 어떠하며, 고향소식은 그 사이에 들었는지 그립고 걱정스럽다. 나는 풍증(風症)과 현기증이 아직 낫지 않아 골골하며 날을 보내니 참으로 괴롭다. 그러나 어린 손자 남매로 근심을 녹이니 늘그막의 재미가 이것보다 더한 것이 없다. 집안에도 변고가 없다. 너의 일이 만약 여의치 않으면 바로 고향에 내려오는 것이 좋을 듯하다. 너의 재종씨(再從氏)인 오위장(五衛將)이 올라가기 때문에 이만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