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형(從兄)에게 드린다 [上從兄]
오랫동안 뵙지 못하여 슬픔과 그리움이 더욱 간절합니다. 겨울 날씨가 따뜻한 때에 지내시는 형편이 늘 편안하고, 모든 일이 두루 좋으신지 모두 걱정스럽습니다. 천손(千孫)댁의 우례(于禮)가 하루 전이라서 매우 기쁘시리라 생각되는데 축하를 드립니다. 저는 가을부터 겨울까지 풍증(風症)과 현기증 때문에 움직이는데 사람을 필요로 하니 지리함에 저절로 가련해집니다. 손자아이 남매가 잘 커서 다행입니다. 동생네 부자(父子)도 눈병이 매우 심하여 내일 한사람이라도 가지 못하니 슬픔이 그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