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연락처
기념재단
TEL. 063-530-9400
박물관
TEL. 063-530-9405
기념관
TEL. 063-530-9451
Fax.
063-538-2893
E-mail.
1894@1894.or.kr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사료 아카이브 로고

SITEMAP 전체메뉴

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일러두기

6월 14일 [六月十四日] 병을 무릅쓰고 사조를 하였으며, 건청궁(乾淸宮)에서 왕을 뵈었다.≪승지는 이규재(李圭宰), 주서(主書)는 이의로(李義魯)이다≫임금께서 이르기를, “호서(湖西)는 경기를 방어하는 삼남의 요충지이다. 경은 임지로 가라. 가서 관찰사의 책무를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
이헌영이 아뢰기를, “신은 영남의 관찰사로 있을 적에, 이미 잘못이 많아서 대죄(待罪)하고 있으면서 아직까지도 마음속으로 부끄러워하고 있습니다. 뜻밖에 다시 호서 관찰사에 특별히 제수하시니 신은 보잘 것 없으면서 중임을 거듭 맡게 되었습니다. 다만 매우 두렵고 무엇으로써 백성들에게 잘 알려야 할 지 몰라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라고 하였다.
임금께서 말하기를, “청국 병사들이 아산(牙山) 등 여러 곳에 진을 쳐서, 이 더위를 만나 몸을 상한 사람과 말들이 많다고 한다. 매우 우려되는데, 비류(匪類)들은 아직도 두려워 그칠 줄을 모르고 수시로 모였다가 흩어졌다 한다고하니, 경은 내려간 후에 선무(宣撫)해서 귀화시켜 그들이 자신의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라”고 하셨다.
이헌영이 아뢰기를, “이른바 비류들은 작년 봄에 보은(報恩)에서 난을 겪은 이후부터, 남은 무리들이 아직까지도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을 수시로 하고 있습니다. 호서는 비록 호남처럼 창궐하지는 않았으나, 회덕(懷德)·진잠(鎭岑) 등의 고을은 침학 당하는 것을 면하지 못하였습니다. 도 전체[全省]가 여전히 그대로여서 잘못 전해진 소문이 지금도 횡행하니 어루만져주고 편안하게 하여 생업을 안정시키는 것이 가장 급선무입니다. 그러나 신처럼 용렬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실로 감당하여 부응하기 힘듭니다. 청국 군대들은 최근 아산에 주둔하고 있어서 허다한 접대비용이 실로 민폐가 되고 있는데 아산뿐만 아니라 그 근처의 여러 읍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로 이것이 걱정입니다”라고 하였다.
임금께서 말하기를, “근래에 토호들의 횡포가 호서지역에서 매우 심하니, 또한 그들을 반드시 조사하여 그러한 패습을 응징해야 한다”라고 하셨다.
이헌영이 아뢰기를, “호서는 이전부터 토호의 폐단이 없지 않았으나, 요즘은 조금씩 그치고 있다 합니다. 마땅히 드러나는 대로 금단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임금께서 말하기를, “여러 읍민들의 생활이 반드시 지탱하기 힘든 폐단이 많다. 무명잡세(無名雜稅)와 같은 것은 한결같이 혁파하여 고칠 방법을 도모하는 것이 옳다”라고 하셨다.
이헌영이 아뢰기를, “성상의 분부가 이에 이르렀으니, 삼가 우러러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번 윤음(綸音)은 진정으로 측은하게 여기신 것일 뿐만 아니지만 각 항목의 잡세는 무명잡세만이 아니라 유명잡세마저도 먼저 경사(京司)에서부터 혁파한 다음에야 각 읍에서 징렴하는 폐단이 저절로 없게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끝내 실효가 없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임금께서 말하기를, “지난 번 윤음을 내렸는데, 한갓 법문[文具]을 갖춘 것에 지나지 않아 실효를 보지 못하였으니, 이에 한탄스럽다”라고 하셨다.
이헌영이 아뢰기를, “성상께서 내리신 분부는 지당합니다”라고 하였다.
임금께서 말하기를, “대개 큰 일에는 장문(狀聞)하고, 작은 일에는 묘당에 보고를 하는 것인데,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편의종사(便宜從事)하라”고 하셨다.
이헌영이 아뢰기를, “삼가 마땅히 하교하신 것에 의거하여 거행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임금께서 말하기를, “영백(嶺伯), 경상감사은 어느 때에 감영에 도착하였는가? 금영(錦營)에서는 신연(新延)하러 올라왔는가?”라고 하셨다.
이헌영이 아뢰기를, “새로 임명된 경상감사가 병부와 인신을 인계받는 것이 빠르고 늦는 것은 정확하게 알지 못합니다만, 충청감사를 맞이하는 자들은 올라오지 못하게 하였습니다”라고 하였다.
임금께서 말하기를, “어느 곳에서 병부와 인신을 인계하는가?”라고 하셨다.
이헌영이 아뢰기를, “정해진 곳을 어딘지 알지 못합니다”라고 하였다.
임금께서 말하기를, “언제 감영에 도착하는가?”라고 하셨다.
이헌영이 아뢰기를, “20일 전후로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하였다.
임금께서 말하기를, “잘 내려가도록 하라”라고 하셨다.
○ 삼가 밀부(密符)와 교유서(敎諭書)를 받아 남문 밖으로 나와서 머물렀다.
○ 전보를 쳐 감사를 맞이할 하인[新延下人]들에게 경계에서 대령하도록 지시하였다.

주석
중임을 거듭 맡게 되었습니다 이헌영은 경상감사로 있다가 파직된 뒤 충청감사로 부임하였다.
장문(狀聞) 장계(狀啓)를 올려 임금에게 아뢰는 것, 또는 그 글을 말한다.
편의종사(便宜從事) 벼슬아치가 현지에 내려가서 일을 처리하면서 중앙의 재가를 받을 수 없는 위급한 일을 먼저 처결하고 뒤에 알리는 권한으로 장수의 경우에는 편의종군이라 한다.
신연(新延) 도(道)·군(郡)의 장교나 이속(吏屬) 등이 신임 감사나 수령을 그 집에 가서 맞아오는 것을 말한다.
밀부(密符) 밀부는 유수 감사 장수에게 군사의 동원권한을 준 병부로 임금의 서명이 찍혀있다.
이 페이지에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도를 평가해 주세요. 여러분의 의견을 반영하는 재단이 되겠습니다.

56149 전라북도 정읍시 덕천면 동학로 742 TEL. 063-530-9400 FAX. 063-538-2893 E-mail. 1894@1894.or.kr

문화체육관광부 전라북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