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민회소에 전령을 내림 [傳令 利仁民會所]

오호라！ 나라의 일이 오늘날 신민들이 매우 고통스럽고 절박한 상태에 있음은 크거나 작거나 같은 마음이다. 너희 여러 백성들이 취회(聚會)한 것은 반드시 나라를 위하고 충성을 다하는 의리에서 나온 것이지만, 현재 나라의 일을 보건대, 조정에서 매일 모이고 있으며 정부는 소란을 그치게 할 방법을 찾고 있으니, 백성을 위하는 길은 오직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 옳다. 너희가 만일 경솔하게 앞질러서 취당(聚黨)한다면, 백성들은 불안하게 되고, 불안하게 되면 나라는 더욱 위험하게 된다.
지금 나라의 우환이 한창 심한 때를 당하여 너희들은 어찌하여 차마 국가로 하여금 더욱더 스스로 근심에 빠지게 하는 것인가? 영문(營門)이 바야흐로 새로 도착한 것이 겨우 열흘 남짓 되었다. 먼저 우리 백성을 안정시킨 다음에 국가를 안정하는 계책을 도모함이 옳다. 충분히 생각하되, 이보다 앞서 알리므로, 너희들은 이로써 모든 것을 알고, 본업에 물러가 종사하고 조정과 방백의 명령을 기다리라. 국가에 근심을 더하지 않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