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 민회소 [利仁民會所]

어제 널리 유시하였는데 생각컨대 응당 잘 알고, 다시 유시할 것을 기다리지 말라. 그리고 너희들은 모여서 잘못된 소문을 전하였으니, 한양이 화를 당할 기미가 있을지 헤아리기 힘들다. 비유컨대 친병(親病), 어버이의 병이 바야흐로 심해져 급히 조제한 약을 써서, 병이 더욱 위급해진 것과 같다. 이때에 신하의 정리로는 임금의 위급함을 안정시키는 것을 우선하여 빨리 도모하여, 다른 것을 돌아볼 겨를이 없는 것이다. 너희들은 또한 모두 임금을 사랑하기를 아버지 같이 하고, 나라를 걱정하기를 집안사람과 같이 하라. 모름지기 임금과 나라가 화를 입을 기미가 있을 것을 생각하여, 널리 도모하는 것을 기대하지 말고 즉각 빨리 물러가도록 하라.
이러한 뜻을 곳곳에 모두 알리고, 화를 부르지 않도록 하라. 순영문에서 내린 명령이 이와 같이 간곡한데, 하나는 임금과 국가를 위한 것이요, 하나는 민생을 위한 것이다. 너희들은 응당 도리를 깨우쳐서 즉각 해산하는 것을 지체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