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연락처
기념재단
TEL. 063-530-9400
박물관
TEL. 063-530-9405
기념관
TEL. 063-530-9451
Fax.
063-538-2893
E-mail.
1894@1894.or.kr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사료 아카이브 로고

SITEMAP 전체메뉴

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일러두기

12월 23일에 일본군이 죄인을 데리고 전주로 향해 출발하여 김제군(金堤郡)에 묵었는데,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술상을 가지고 와서 술을 권하였다. 다음날 이른 아침에 나주의 대대장에게서 편지가 도착했는데, 죄인을 압송하여 나주로 데려오라고 했기 때문에 군사들이 죄인을 인솔하여 다시 고부군으로 가서 묵었다. 김진안(金鎭安, 진안현감)이 새벽녘에 말을 타고 와서 고부군수 윤병(尹秉)에게 은밀히 말하기를, “부안의 김(金)아무개 형제가 죄가 없는 것은 성주(城主)도 들어서 알고 있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군수가 “김 아무개 형제 덕택에 부안뿐만이 아니라 인근의 군(郡)이 안도(安堵)한 사실은 이미 알고 있으나 외국의 법률은 상세히 알지 못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진안(鎭安)이 말하기를, “재정(財政, 돈)으로 풀어준다면 민(民)이 몇 천 냥이라도 낼 것입니다”라고 하니, 군수가 놀라서 말하기를, “외국 법률에 죄가 없는 사람이라도 돈으로 말하면 없는 죄도 있게 된다고 하니, 만에 하나라도 돈으로 말하다가는 죄를 모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죄가 없으면 풀려날 터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였다.
다음날에 길을 떠나 정읍군에 묵었는데, 사촌동생 낙정(洛貞)이 동헌(東軒)에 들어와서 군수 최재철(崔在澈)에게 사실을 말하였다. 그가 말하기를, “누가 동학(東學)을 하라고 했느냐? 나는 알지 못 한다”고 하므로 낙정이 탄식하고 나왔다. 그 때에 최국명(崔國明)과 은상렬(殷相烈)도 왔다. 다음날 장성(長城)으로 떠날 때 나주에서는 죄인을 따라온 사람도 모두 죽인다는 소문을 듣고, 상렬과 국명에게 핑계를 대어 사촌동생을 데려가라고 하였다. 상렬과 국명이 낙정과 함께 크게 통곡을 하며 떠나갔다. 군령교점(軍令橋店)에 이르러 잠시 쉬었는데, 사촌동생 낙정이 뒤를 쫓아와서 일본군과 경병 및 심지어 마부(馬夫)에게 청원서(請願書)를 보이고, 우리 사촌형제는 죄가 없으니 나를 대신 잡아가고 사촌형제는 풀어달라고 여러 차례 애걸하는 소리를 차마 들을 수가 없었다. 사촌동생 낙정에게 여러 차례 본가(本家)로 돌아갈 것을 권하니 어쩔 수 없이 눈물을 흘리고 돌아갔다.
다시 나주의 북창점(北窓店, 窓은 倉의 오식)에 이르러 잠시 쉬고 있었는데, 낙정이 뒤를 따라 왔다. 뒤따라 온 사람도 모두 죽인다는 나주의 소식을 다시 듣고서는, 만약 잘 대처하지 못하면 집안이 모두 멸망하는 재앙을 당할 터이므로 낙정을 대하고 말하기를, “죄가 없으면 살아 돌아오고, 죄가 있으면 죽을 것인데, 네가 따라오려고 한다면 우리 형제는 이 자리에서 자결할 것이다. 시신이나 가지고 가라”고 여러 번 폭언을 하였더니, 낙정이 어쩔 수 없이 크게 통곡을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길을 떠나 장성읍에서 머물렀다.

이 페이지에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도를 평가해 주세요. 여러분의 의견을 반영하는 재단이 되겠습니다.

56149 전라북도 정읍시 덕천면 동학로 742 TEL. 063-530-9400 FAX. 063-538-2893 E-mail. 1894@1894.or.kr

문화체육관광부 전라북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