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경에 고부의 주문상(朱文相)이 올라와서 구암 어른의 집에 머물렀다. 해월선생님께서 구암에게 말씀하시기를, “문상은 허황된 얘기로 인심(人心)을 유인하니 바로 내려 보내라”고 하시었다. 구암어른이 와서 은밀히 말씀하시기를, “문상이 수 만명의 두령인데, 만약 그를 버리면 그 아래의 사람들을 어떻게 처리하겠는가”라고 하시고 그대로 두었다. 선생님께서 여러 차례 분부를 하셨으나 참고 말을 하지 않다가 그 뒤에 구암 어른께서 문상에게 말씀하시기를, “내려가서 접(接)을 잘 순회하며 포교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니, 문상이 말없이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를, “만약에 내려가라고 하시면 물에 빠져 죽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 뒤에 그는 해월선생님께서 옮기실 때 상주(尙州) 고대(高垈)의 이팔용 집으로 내려가서 병이 들어 죽었다고 한다.
7월경에 손송암(孫松菴)의 처자(妻子)가 앵선동 근처의 마을로 이사를 했는데, 송암 내외(內外)가 선생님 앞에서 따르지 않는 어떤 일이 있어 선생님께서 크게 화를 내고 영구히 쫓아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