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에 김일서(金一瑞)·최명기(崔鳴基)와 함께 구암어른을 모시고 연기(燕岐)의 작은집에 가서 다시 교의 체지를 물리고 아뢰기를, “교의 체지를 당신께서 주장하여 내어주셨다면 어떻게 사양하겠습니까? 이 체지는 받지 않으려고 합니다”라고 하니, 크게 걱정하시면서 말씀을 하시기를, “이 체지는 의암과 내가 내어준 것이 아니다. 하늘과 두 분의 성사(聖師, 최제우와 최시형)가 주신 것인데 어찌 이처럼 함부로 말을 하는가”라고 하셨다. 여러 번 부탁하시기를, “나는 일서(一瑞)와 함께 갈 것이니 바로 내려가서 망건 9개를 사서 빨리 올라가라”고 하셨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인사를 하고 물러나 내려가서 공주(公州)의 김지택(金知擇)·배성천(裵成天)·박상훈(朴相勳)·손정식(孫貞植)·이종대(李鍾大)·조형원(趙亨元)과 상종(相從)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