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8월 어느 날에 당신과 죄인 10여명을 서울의 감옥소로 옮겨 가두었다. 그 뒤에 아무 아무개와 함께 길을 알아보려고 했으나 얻지 못하여 어쩔 수 없이 9월경에 동생 낙봉 및 전장섭과 함께 서울에 가서 입정동(笠井洞)의 조주사(曺主事)집에 묵었다. 차례로 와서 동참한 사람은 권병덕(權秉悳)·한덕구(韓德九)·편창구(片彰九)·송태진(宋泰鎭)이었고, 왕래하며 힘을 다해 주선한 사람은 김지택(金知擇)·손광수(孫光洙)·정량(鄭樑)·최류현(崔琉鉉)·원용일(元容馹)·김영하(金永河)·곽기룡 ·김낙정(金洛貞)과 각 관내(管內)의 아무 아무개이었다.
차차 은밀히 탐문해보았더니, 당신(當身, 구암어른)의 상처는 점차 효과가 있었으나 조사할 때에 결연하게 굴복하지 않자 저 민직이 몰래 흉계를 내어 굴종하는 글을 자신이 써서 올려 보냈다고 하였다. 편창구가 말하기를, “조주사 형제가 감옥에 아는 사람이 있다”고 했기 때문에 조주사 형제와 함께 밤낮으로 일을 도모했으나 성사시키지 못하고 잃어버린 것이 몇 만냥이나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