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6일에 당신께서 천은(天恩)을 입어 석방되었다. 법부대신(法部大臣) 김가진(金嘉鎭)씨가 대궐안에서 민병한씨를 만나 따져 말하기를, “너는 양반이고 내가 상놈이라고 하여 상관(上官)도 모르게 죄인을 풀어주느냐”고 하니, 병한씨가 대답하기를, “그 죄인은 죄가 없는 사람으로 여기에 있으니 다시 가두고 마음대로 하라”고 하였는데, 뜻밖에 10월 3일에 조사할 일이 있다고 하여 평리원(平理院)에 다시 갇혔다. 그러나 몇 달 만에 법부대신 김가진씨가 바뀌고 권중현(權重顯)씨가 새로 부임한 뒤에 하루는 병한씨가 법무대신에게 보고하여 12월 6일에 바로 지령(旨令)을 내려 풀려나셨다.
億千年去山猶碧 억천년이 지나도 산은 여전히 푸르고
十五夜來月復圓 보름날 밤이 되면 달은 다시 둥글어진다
구암선생님께서 감옥에 갇혀있을 때에 종사(從事)한 두령(頭領)은 고산(高山)의 이용태(李容泰)·윤영교(尹榮喬)·길종태(吉鍾泰)·김유방(金裕芳)·조병호(趙炳鎬)·갈대근(葛大根)·고종석(高鍾碩)·길창순(吉昌淳)·김중술(金仲述)·오진원(吳鎭元)·최영택(崔永澤)·고영식(高英植)·김진옥(金鎭玉)·오병덕(吳秉悳)·김재기(金裁基)·이평선(李平善)·오용대(吳龍大)·윤태봉(尹泰鳳)·고성모(高盛模)·김용섭(金容燮)·이용균(李容均)·이수만(李壽滿)·노필수(盧弼壽)·이용환(李容煥), 연산(連山)의 황재호(黃在鎬)·김영록(金永祿)·김영덕(金永德)·박준근(朴俊根)·국봉환(鞠奉煥), 진산(珍山)의 박동하(朴東夏)·김기운(金基運)·박희평(朴禧平)·최병조(崔炳祚), 임천(林川)의 김제민(金濟民)·김제상(金濟商)·강종대(姜鍾大)·조희수(趙羲秀), 석성(石城)의 김구현(金玖鉉)·김연구(金淵九)·이주성(李柱成)·이윤근(李潤根), 공주(公州)의 김대현(金大鉉)·장기만(張基萬)이었다.
계묘년(癸卯年, 1903)때 삼자(三字)를 달개(達開)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