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해 3월에 자식 영식(永植)의 혼사를 함평군의 정난용(鄭欗容)씨의 여식으로 정하였다. 성혼예식(成婚禮式)을 치룬 지 3일 만에 영식(永植)이만 부안군 신성리(新成里) 본가로 보내고, 나는 배를 타고 진도군청에 가서 구암선생님을 뵈었다. 20여일을 머문 뒤에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말하기를, “도(道)도 좋고 선생님도 응당 가서 뵙는 것이 의리에 합당하지만 딸자식 3형제를 결혼시킬 때도 지목(指目) 때문에 나타나지 않고 아들자식 하나를 혼례를 치르고서 170리가 넘는 길을 혼자 보내니 마음에 신신(薪薪)하고 남이 보기에도 무정(無情)하다고 합니다”라고 하였다. 선생님께서 이 해 5월에 서울 평동(平洞)의 본댁(本宅)으로 돌아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