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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일러두기

9월에 올라가서 보평리(洑坪里)의 권성좌 집에 머물러 소식을 몰래 전했더니, 분부하시기를, “낙봉은 바로 들어오라”고 하셨다. 그래서 선생님을 뵈었더니, 분부하시기를, “너는 양봉(陽鳳)에게 글자나 가르치며 있으라”고 하여 황송했으나 고맙게도 옆에서 모셨다. 그 때에 형은 들어오지 않고, 음죽군(陰竹郡)의 대주교 작은댁에 머물렀다. 하루는 대주교의 작은댁에서 일을 보는 사람이 왔기 때문에 대신사께서 묻기를, “김아무개가 상방(上房)에 머문다고 하는데 방이나 차지는 않느냐”고 하시니, 아무개가 대답하기를, “방이 매우 차갑습니다”라고 하였더니, 대신사께서 저에게 명하시기를, “너는 온돌에 살고 네 형은 차가운 구들에서 고생하니 네 마음이 편안하지 않을 것이다. 빨리 편지를 전해 오게 하라”고 하시었다. 그래서 바로 편지를 하였더니 다음날에 형이 와서 겨울동안 형제가 옆에서 선생님을 모셨다. 각처의 두령들이 말하기를, “선생님도 사사롭게 하신다. 아무개 형제만 옆에 있게 하고 그 밖의 사람들은 뵙지도 못하게 하니 사사로운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라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한다.
하루는 대신사를 모시고 잠을 자고 있는데, 내꿈에 밤(栗)과 같은 종자 수백 개를 심어 어떤 것은 모두 싹이 나고 어떤 것은 전혀 싹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싹이 난 종자를 나누어 싹이 나지 않은 종자를 모두 옮겨 심고 꿈에서 깨어났다. 일어나서 앉아 묵묵히 생각을 할 때에 대신사께서 묻기를, “너는 어떤 꿈을 꾸었는가”하기에, 꿈을 꾼 사실을 말씀드렸더니, 대신사께서 말씀하시기를, “네가 널리 포교할 징조로다”라고 하셨다. 마침 그 때에 고부군에 사는 홍경삼(洪敬三)이라는 사람이 대교주에게 팔미환(八味丸) 2제를 지어 보냈다. 그래서 나도 팔미환 1제를 환약(丸藥)으로 만들었는데, 대신사께서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이 약을 먹으면 각처의 교인이 그런 사례에 따라 약을 먹는데 마음을 써서 신력(神力)이 점점 줄어들 것이니 모두 그만두라”고 하셔서 익산군의 김상철(金相喆) 백씨(伯氏)에게 내어주었다. 대신사께서 석청(石淸) 1되를 주셔서 여러차례 먹었다.
그 후로 대신사께서 성경(聖經, 동경대전)의 중요한 구절을 간간히 말씀하셨는데, 허다한 말씀을 모두 기억하기가 어렵지만 그 본성에 따라 그 가르침을 받으라고 하셨다. “성(性)은 누구의 성이며 교(敎)는 누구의 가르침이냐”고 물으시기에, 대답하기를, “성은 내가 받은 본성이고 교는 하늘이 가르치신 교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랬더니 선생님께서 말씀하기를, “그렇다”고 하시고, 다시 묻기를, “‘수기무왕불복지리(受其無往不复之理)’라는 말이 무슨 뜻인가”라고 하기에, 옛날의 문리(文理)대로 물으실 이유가 전혀 없으리라고 생각되어 갑자기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계속 3일을 물어보시기에 대답하기를, “수련을 지극히 하면 본성을 회복한다는 말씀인 듯 합니다”라고 하였더니, 대신사께서 말씀하기를, “아니다. 위의 문장을 보아라. 지금 천령(天靈)이 선생에게 강림했는데, 어찌 그러하겠는가? ‘수기무왕불복지리’로다 하셨으니 내가 선생이나 너희도 모두 다른 사람의 선생이 된다. 천령을 사람마다 모셨으니 어찌하여 나보고만 천령이 강림했다고 하느냐는 뜻이다”라고 하셨다. 다음날에 또 물으시기를, “남의 자잘한 잘못을 내 마음에서 따지지 말고 내 마음속의 지혜로 남에게 베풀라고 하신 말이 무슨 뜻인가”라고 하기에, 아무리 생각해도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3일을 연달아 물으셨으나 끝내 대답을 못하였더니, 하교하시기를, “저 사람의 잘못이 있을 때에 바로 말을 하면 그 사람에게 면박이 된다. 그와 같은 말도 인증해서 이로운 약처럼 하면 그 사람이 저절로 자기 마음을 깨닫게 된다는 말이다”라고 하였다.
또 하루는 대신사께서 말씀하기를, “이 운(運)이 열매를 맺을 때가 되면 9월과 10월에 단풍이 든다. 푸른 소나무 가지를 베어 음지에 두고 여름 3달 동안 장마를 지나면 낙엽은 모두 지고 가지만 남게 된다. 그 시대가 되면 운수를 보게 될 것이다. 지금은 천지의 도수(度數)가 변천하여 남극의 노인성(老人星)이 몇 길 정도 높으니 60노인은 반드시 늙어서 만나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시고, 다시 말씀하시기를, “명심(明心)과 명덕(明德) 4글자로 근본을 삼고 노고(勞苦)와 근면(勤勉) 4글자로 업(業)을 삼으라”고 하셨다.
또 하루는 말씀하시기를, “내세의 운은 모두 삭발이 될 것이다”라고 하고, 다시 말씀하시기를, “내가 산속에서 도를 닦고 있을 때에 간질을 한 달 만에 깨끗하게 고친 일도 있고, 또 산속 외진 곳에 보부상이 간간히 왕래하였기 때문에 밖의 사람이 보기에 재산이나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느날 한밤중에 마을 입구에 횃불이 늘어서 있다가 순식간에 몇 십명이 되는 어떤 사람들이 장내(場內)에 가득 서서 주인을 부르기에, 내가 말하기를, ‘어떤 나그네인지 모르지만 방안에 들어와서 앉아 저녁밥이나 먹으라’고 하니, 그 사람들이 그렇게 여겨 방안에 순서대로 늘어앉았는데 27명이 되었다. ‘무슨 연유인가’라고 물었더니, 저들이 말하기를, ‘잡으러 왔다’고 하였다. 그래서 말하기를, ‘그렇다면 영지(令紙)가 있는가’라고 하니, 저들이 말하기를, ‘너와 같은 사람을 잡아가는데 영지가 무엇이냐’고 하였다. 말하기를, ‘비록 죽이려는 사람이더라도 영지가 없으면 잡아가지를 못하는데, 영지가 없이 온 너희들은 분명히 도적이구나’라고 하고, 그 중에서 건장한 사람 1명을 방안에 잡아 굴복시켰더니 나머지 26명이 몸을 떨며 낯빛이 없어지고 손발을 들이지 못하였다. 그래서 아이를 불러 삼베 한 속(束)으로 27명을 묶고 말하기를, ‘너희들은 법정(法政)으로 다스릴 것이다’라고 하니, 저들이 애걸하기에 1대씩 때려서 보내주었다. 저들이 동네입구 밖의 주점에서 3일을 심하게 앓고 서로 돌아보며 말하기를,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고 하였다”고 한다.
각처의 교우를 깨닫게 하기 위하여 문자(文字) 1통을 지었다.

주석
팔미환(八味丸) 육미 지황원에 육계(肉桂)와 부자(附子)를 더하여 만든 환약을 말한다.
수기무왕불복지리(受其無往不复之理) 무왕불복(無往不復)의 이치를 받았다는 말. 『동경대전』에 나온다. 주역 계사(繫辭)에 “가면 돌아오지 않는 이치가 없다”는 구절이 있는데 곧 시운이 순환한다는 의미이다. 새로운 운수를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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