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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일러두기

오남 김선생 제문[祭吾南金先生文]

유세차(維歲次) 갑오년 12월 7일에 동비(東匪)가 금릉현(金陵縣)을 함락시켰을 때에 오남(吾南)선생 김공(金公)은 보암면(寶巖面) 도총장(都摠將)으로 남강리(南康里)에서 의연히 죽었으나, 후생인 밀양박씨(密陽朴氏) 박기현(朴冀鉉)은 종형이 싸우다가 죽은 변고를 맞아 바로 달려가서 곡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어서 부모님의 병환이 위중하고 급박해서 근심스럽고 두려워 몸을 뺄 수가 없었습니다. 1년이 지나 그 다음해 병신년(丙申年, 1896) 9월 9일에 비로소 포와 과일을 갖추어 영전에 통곡하며 말합니다.
세상이 말세를 맞아 교화가 해이해져 궁벽한 곳의 선비는 공령(功令, 과거공부)이나 익히고 백성은 기류(技流, 기술)에 돌아갔습니다. 하늘이 뛰어난 자질을 준 선생이 떨쳐 일어나니 오직 학문을 좋아하여 1,000리 길을 멀다고 여기지 않았습니다. 예물을 가지고 산양(汕陽)의 고산(鼓山)에게 책을 가지고 가서 뵙고 깊이 깨달았으나 홀연히 남쪽으로 돌아와 이단(異端)을 통렬하게 배척하고 크게 사문(斯文, 주자학)을 일으켜서 해마다 회암(晦菴)에게 제사를 지내니 제자들이 문에 가득했고, 향음(鄕飮)으로 예를 익히니 장보(章甫, 유생)가 구름처럼 모였습니다. 뜻은 고상하여 순주(醇酒)를 마시는 것 같고, 위엄 있는 모습은 뛰어나서 태산과 북두칠성을 바라보는 것 같았습니다. 어지러운 세상을 만나 곧은 행실이 더욱 돈독해져 사학(邪學)에 물든 친구의 허물을 배척하고 용서하지 않았습니다. 적의 공갈이 날로 급박해졌으나 대항하여 굽히지 않았고, 돈과 비단으로 유인했으나 말과 얼굴빛이 거세고 굳건하였습니다. 경계하여 보인 1편의 글은 기개가 뛰어났으나 계책이 성공하지 못하였으니, 그 참화를 차마 말로 하겠습니까? 온 성이 연이어 함락되어 진영(陣營)이 모두 도망을 갔으나 공만 홀로 분하여 꾸짖다가 끝내 돌아가셨습니다. 곰발바닥을 원하니 물고기가 갑자기 경미해지고, 가을 서리가 차가우니 해와 별이 밝게 빛나는 것과 같습니다. 아! 선생의 평소 학문은 지금도 맑고 깨끗하여 하늘을 바라보고 사람을 내려다보아 조금도 부끄럽지가 않습니다. 살아서는 성인의 학문을 지켰고, 죽어서는 퇴락한 풍속을 격려하였으며, 순도(殉道)에는 후세에 남긴 것이 있고 인(仁)을 이루는 데에는 저절로 넉넉하였습니다. 임금의 군대가 토벌을 하러 나가 그 흉악한 무리를 섬멸하여 우두머리는 항복하거나 갇혔고, 나머지는 쫓아내거나 죽였습니다. 강호(江湖)가 다시 편안해졌고, 8역(八域, 八道)이 무궁해졌으니 신인(神人)은 한을 풀기를 감히 축수바랍니다. 아! 상향(尙饗).

주석
고산(鼓山) 임헌회(任憲晦, 1811∼1876)의 호이다. 자는 명로(明老)·중명(仲明)이고 본관은 풍천이다. 저서는 고산문집(鼓山文集)이 있다.
곰발바닥을 원하니 물고기가 갑자기 경미해지고, 『맹자(孟子)』의 웅장여어(熊掌與魚)에서 온 말. 생선과 곰발바닥은 모두 맛있는 음식이지만 곰발바닥이 더 나은 것이라는 데서 연유한 말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경우 생선을 버리고 곰발바닥을 취한다는 말이다. 이에 빗대어 맹자는 “나는 살고 싶고 의로움도 행하고 싶지만, 둘 다 겸할 수 없을 때에는 삶을 버리고 의로움을 취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상향(尙饗) 신이 강림하여 제수를 흠향하기 바란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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