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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일러두기

포상을 요청하는 글[請褒狀][글이 많아 모두 적지 못하였다.]

나주 유생 양상형(梁相衡)·구계수(具繼洙)·박인양(朴寅陽) 등은 삼가 목욕재계(沐浴齋戒)하고 순상(巡相) 합하(閤下)께 글을 올립니다.
공(功)이 있으면 반드시 포상하되 먼 곳에 있다고 하여 차이를 두지 않고, 사람을 쓸 때에 현명한 것만을 따져 관계가 멀거나 신분이 천하다고 하여 버리지 않는 것은 조정의 아름다운 일이고 신민(臣民)을 권장하는 도(道)인 것은 지난 세대에 이미 있던 일이고 오늘날에 시작된 것은 아닙니다. 업드려 생각건대 지난해(1894년) 동도가 미쳐 날뛴 것은 예전에 일찌기 없었던 일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미혹시키고 백성의 재산을 없애며 벌과 개미처럼 모여 이리처럼 지독하고 솔개처럼 날개를 펴서 연이어 주군(州郡)을 무너뜨려 장리(長吏)를 죽였는데, 전체 호남에서 그 칼날을 당하지 않은 곳은 이 금성 한 개 읍뿐입니다. 의연하게 스스로 지키고 굳세게 꺾이지 않고 어른이나 아이나 힘을 다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않은 것은 실로 우리의 훌륭한 수령의 밝은 교화에 의지한 것이었습니다. 이단을 배척하고 정도(正道)를 떠받치어 명교(名敎)에 큰 공이 있었고, 들어와서 지키고, 나아가서 싸워 비류를 놀라게 하여 간담을 서늘하게 하였습니다. 또한 우리 수성군관(守城軍官)이 충성과 용기를 내어 죽을 힘을 다하고 비바람을 맞는 것을 사양하지 않으며 칼날을 무릅쓰고 피하지 않고서 10달 동안 성을 지키고 5번의 승리를 알렸으니 의와 충성을 사모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 중에도 명성과 공적이 모두 드러나서 향촌 백성과 부로(父老)의 칭송을 받은 자를 말한다면, 도통장인 호장(戶長) 정태완입니다. 공형으로서 아전의 일을 맡아하며, 나라를 위해 집안을 잊어버리고 위기에 직면하여 자신을 돌보지 않았습니다. 사방으로 출정하여 베고 잡은 적의 수효는 셀 수가 없습니다. 서문에서 적을 격파한 것을 시작으로 침산·사창·고막·용진 등에 이르렀으며 마침내 남산에서 한번 싸워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목숨을 내걸고 직접 화살과 돌이 떨어지는 곳에 가서 백성을 물과 불의 가운데에서 구제하여 향촌 백성들에게 오늘이 있게 하였는데, 공격과 방어에 적절함을 얻은 공이 아닌 게 없습니다. 그 고마움을 새겨 잊을 수가 없는데, 더욱이 동쪽으로 남평을, 남쪽으로 영암을 구원하여 소문이 이르는 곳마다 적들이 멀리 달아났고 병사를 모아 위로하여 조금도 범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평민이 그에 의지하여 안정되었고 이웃 경내가 그에 의지하여 보호가 되었습니다. 비록 옛날의 이름난 장수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이것을 능가하겠습니까? 그 드러난 공은 이보다 성대합니다. 아! 주려(柱礪)가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임금을 위해 죽은 것도 옛사람은 오히려 현명하다고 생각했고, 낭심(狼瞫)이 버림을 받았지만, 군사를 일으킨 것을 군자는 충성이라고 여겼는데, 하물며 뛰어난 공을 세운 이 사람이야 말할 것 있겠습니까? 저희들은 생각컨대 영읍(營邑)에서 실제 공적을 갖추어 임금에게 올리면 포상의 은전이 반드시 있을 것이고, 조정의 특별한 은혜는 저희들의 군더더기 글을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끝내 감추어지는 것이 두렵고 드러나기를 바라기 때문에 이에 감히 공공의 논의를 묻고 여론을 정하여 순선(旬宣)이 계신 곳에 우러러 호소합니다. 이 사장(事狀)을 들어 폐하께 전달하여 정태완 등 여러 장수들의 울적한 마음을 풀어주신다면 매우 다행스럽겠습니다.
을미년(乙未年, 1895) 4월 일에 진사(進士) 나동륜(羅東綸)·김승목(金承木), 유생(儒生) 임기홍(林基洪)·이탁(李鐸)·민의식(閔毅植) 등 25명.

주석
낭심(狼瞫)이 버림을 받았지만 춘추 시대 진(晉) 나라 사람. 자기의 윗사람인 선진(先軫)에게 무시를 당해 원망하는 마음을 지녔으면서도, “비록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라를 위해 죽는 것이 용맹이다” 하고 소속 부대를 이끌고서 진(秦) 나라 군대에 돌격하여 죽자, 진(晉) 나라 군사가 그 뒤를 따라 격파한 고사가 있다.
순선(旬宣) 관원이 한 도를 순찰하여 왕의 정사를 선포하는 데에 쓰는 말인데, 여기서는 감사(監司)를 말한다.
사장(事狀) 백성이 관아에 제출할 청원의 내용을 상세히 기록하고 그 끝에 쓰는 말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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