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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일러두기

김오남을 애도하는 글[哭金吾南文]

공자·맹자·정자·주자가 죽고 나서 진유(眞儒)가 드물고 훌륭한 풍속은 멀어져서, 사악한 사람들이 벌떼처럼 일어나고 이단(異端)이 사납게 일어났다. 사문(斯文)은 재앙이 들고, 배우는 자는 은거하고[學者處三], 한 점의 촛불은 어두운 거리에서 빛을 잃고, 백 길의 무지개다리는 어느 곳이나 소식이 끊어져 버렸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성인(聖人)의 운수(運數)가 다시 돌아오고, 정사(政事)와 교화(敎化)가 아름답게 빛났다. 이에 사계(沙溪)·퇴계(退溪)·우암(尤庵)·율곡(栗谷 )등의 군자들이 성대하게 일어나서 의리를 강론하여 밝혀 후학들이 성인의 도(道)를 알아 높이게 하였다. 동방(東方)에 군자가 없다는 것은 어디에서 취한 것인가?
오남(吾南)은 뛰어난 자질을 타고나 고산(鼓山)의 문하에서 배우고, 다시 중암(重庵)을 쫓아가서 그 학문의 연원(淵源)이 있었으며 학식이 넉넉하였다. 사람과 사물을 대하는데 온화한 기운으로 한결같았고, 경전(經傳)의 깊은 뜻은 자구(字句)를 따라 강독하여 마치 장강(長江)과 황하(黃河)를 터놓은 것처럼 훤하였다. 마음은 한 점의 티끌이나 먼지가 없어 차가운 못에 비친 가을 달에 그 기상(氣象)을 비교할 수 있었다. 자신을 수양하는데 부지런했으니 남을 가르치는 것을 어찌 게을리 했겠는가? 혼탁한 세상에서 미친 물결을 막아 온갖 하천을 동쪽으로 흐르게 하여 사문(師門)에게 훌륭한 호(號)를 받아 우리의 도(道)가 남쪽으로 향하는 것을 기쁘게도 보게 되었다. 박학한 학식(學識)으로 세상에 크게 쓰이는 것이 당연하나 운명이 원수와 모의한 것처럼 노년에 남쪽 외진 곳에서 우뚝하였다. 비유하면 100년 된 훌륭한 높은 나무가 궁궐의 대들보가 될 수 있었으나, 해곡(嶰谷)의 사절(使節)을 만나지 못해 단지 하늘에 가득 비바람 부는 곳에서 우는 것과 같다. 애석하다!
그렇지만 공(公)은 등용되지 못한 것에 개의치 않고 늘 나라를 걱정하는 충심(忠心)을 품었다. 일찍이 사람에게 말하기를, “목숨을 버리고 의(義)를 취하는 것이 진실로 선비의 절개이다. 지금 동도(東徒)가 크게 일어나서 감히 반란을 도모하니 당연히 분발하여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에서 그들과 함께 서지 않을 것을 맹서한다”고 하고, 바로 의로운 선비 수백명과 읍에 들어가서 성(城, 강진)을 지켰는데, 의(義)로써 사람들에게 맹서하고 군률(軍律)로써 병사를 훈련시켰으나 시운(時運)이 불행하여 고립된 성이 끝내 적에게 함락되어 칼날이 서로 마주할 때에 조용히 의(義)에 나아가 죽었다. 자신을 잊어버리고 나라를 위해 죽은 그 절개는 진실로 고제봉(高霽峰)조중봉(趙重峯)의 절개와 견줄만하다. 금산(錦山)에서 죽은 자와 같은 날이라고 하니 얼마나 충성스러운가! 죽백(竹帛)에 전하고 제사를 지내는 것이 마땅하다. 내가 어리석고 못났으나 그와 교류한지 여러 해가 지났다.

산이 무너졌으니 후학이 어디를 바라보겠는가?
문(門)에 가서 다시 곡(哭)했으나 어찌 끝이 있겠는가?
자신을 돌아보니 눈물만 쏟아진다.

주석
훌륭한 호(號) 스승인 고산(鼓山) 임헌회가 지어준 ‘오남(吾南)’이라는 호를 말한다.
해곡(嶰谷) 곤륜산(崑崙山)의 북쪽 골짜기를 말한다.
고제봉(高霽峰) 고경명(高敬命, 1533∼1592). 자는 이순(而順)이고, 호는 제봉(霽峰)이며 본관은 장흥이다. 임진왜란 때의 의병장이다.
조중봉(趙重峯) 조헌(趙憲, 1544∼1592). 자는 여식(汝式)이고, 호는 중봉(重峯)이며 본관은 배천(白川)이다. 임진왜란 때의 의병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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