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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일러두기

박도정을 애도하는 제문 [祭朴都正文]

무릇 사람이 살아야 할 때에 사는 것은 쉽고, 죽어야 할 때에 죽는 것은 어렵다. 죽어야 할 때에 죽는 것을 나는 공(公)에게서 그것을 보았다. 갑오년(甲午年, 1894) 여름에 동적(東賊)이 창궐할 때에 공은 자원(自願)하여 싸움에 나가 병사 수천명을 이끌고 앞으로 가다가 중도에 적이 흩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군대를 돌려 돌아왔다. 이 때에 효경(梟獍)을 비록 모두 없애지는 못했으나 나라를 위한 공의 충의(忠義)는 빛났다고 할만하다. 이 해 겨울에 적의 기세가 다시 대단하여 감당하지 못했는데, 공이 같은 군(郡)의 선비와 함께 통문(通文)을 내어 의병을 모집하였다. 나도 모의에 참여하였다. 관군(官軍)과 적의 우두머리를 사로잡으러 가자고 약속한 그 날 밤은 달빛이 낮과 같아 거사를 하기에 알맞았다. 나는 공과 함께 손을 잡고 계곡에 들어가서 관군을 기다렸는데, 관군은 약속을 어기고 끝내 오지 않았으며 밤은 이미 새벽이 되었다. 그래서 함께 분개하여 일을 끝내고 복수를 다시 기약하였다. 12월 10일에 적이 병영(兵營)을 함락시킬 때에 공이 계책을 세워 말하기를, “우리 정예 병사 300명과 함께 앞으로 나가 적을 공격하여 그 선봉(先鋒)의 예기(銳氣)를 꺾겠습니다”라고 하였으나, 주사(主司)가 그 계책을 쓰지 않아 좌거(左車)의 계획이 우물의 입구에서 실행되지 못했으니, 이것은 하늘이 그런 것인가? 사람이 그런 것인가? 그 성(城)이 함락될 때에 전군(全軍)이 짐승처럼 흩어졌으나 공(公)만이 손에 칼을 잡았는데, 그 굳센 기세가 무지개와 같았고 그 분노한 수염은 창과 같았다. 적(賊) 수십명을 죽였으나 많은 포가 비처럼 쏟아져서 혼자 감당하지 못하였다. 힘이 다하고 형세가 궁박했으나 죽음을 집에 돌아가는 것처럼 여겼다. 그의 시신을 거둘 때에 안색이 살아있는 것 같았다. 아! 우리 공(公)과 같은 사람은 죽어야 할 때에 죽었다고 할만하다. 얼마나 장한가! 공이 평소에 부모에게 효성스러웠는데, 지금은 국난(國難)에 효(孝)를 옮겨 실천하였다.
그 충효는 오늘날에 거의 볼 수 없네.

사모하는 마음은 붉은데
숲은 덧없이 푸르네
내가 공을 위해 뇌사(誄詞)를 지으니
붓을 잡는 것이 부끄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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