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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일러두기

장흥부사 박공 제단비[長興府使朴公祭壇碑]

아! 이것은 순절(殉節)한 부사(府使) 박공(朴公, 朴憲陽)의 제단(祭壇)이다. 갑오년(甲午年, 1894) 사악한 비도(匪徒)가 무리를 지었으나, 여러 읍들의 수령은 바라만 보고 성문을 열어 바쳤다. 제법 정도(正道)를 지닌 자도 관인(官印)을 풀어버리고 갔으나, 박헌양(朴憲陽)은 그 때에 장흥에 부임하여 여러 차례 남쪽의 군(郡)을 맡아 성적(聲績)이 평소에 드러나서 참으로 큰 물결에 버티고 있는 지주(砥柱)였다. 이 때에 이르러 의(義)를 부여잡고 사도(邪道)를 배척하며 성(城)을 방비할 방편을 가지고 있었다. 비록 저들의 숫자가 많고 공의 군대는 적었으나 다섯달 동안 감히 침범하지 못하였다. 임금의 군대가 남쪽으로 내려왔을 때 저들이 궁색한 도적이 되어 그 해독(害毒)을 저질렀으나, 적은 수가 많은 수를 대적할 수 없는 것도 형세가 반드시 그런 것이었다. 그러나 한번의 죽음이 백만의 군대보다 강하였고, 때에 맞게 안개가 걷힌 것[동학농민군이 패한 것]도 의롭게 한번 죽은 공(公)의 힘이었다.
아! 용맹스럽다. 함께 죽은 기실(記室) 박영수(朴永壽)·수성별장(守城別將) 전 사과(前 司果) 임기남(任琪南)·도통장(都統將) 통덕랑(通德郞) 주두옥(周斗玉)·부통장(副統將) 전 수문장(前 守門將) 주열우(周烈佑)와 그 밖에 향곡(鄕曲)의 90여명을 모두 부를 수가 없다. 임(任, 임기남)과 주(周, 주두옥)와 주열우 3명의 순절은 모두 의로운 기상이 평소에 사람에게 믿음을 얻었고, 마침내 한번의 장렬한 죽음을 이루었다.
아! 장하다. 박공의 일은 조정에 알려져서 참의(參議) 벼슬이 포상으로 주어졌으나, 세 사람의 죽음은 이치상 선양하는 데에 합당하지만 아직도 거행하지 못하였다. 지금 나라에 일이 많아 충신을 필요로 하여 그 기풍을 세우는데 힘써야 하는 것이 마땅하나 오랫동안 전례(典禮)를 빠뜨려서 세로(世路)를 개탄하였다. 공론(公論)에 따라 제단을 만들어 제사를 지내는데, 박공을 처음에 두고 차례대로 배향하였다. 비(碑)를 세워 그 전말을 기록할 때에 내가 당시의 일에 참여했기 때문에 글을 짓게 되었고 장명자(將命者, 중간에서 말을 전하는 사람)는 고향사람인 박병주(朴炳株)였다.
아! 사악한 도(道)가 정도(正道)를 해치는 것은 진실로 하늘과 땅 사이에서 용납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지금 조야(朝野)의 어려움을 볼 때에 만약 공(公)이 신홀(紳芴, 벼슬)을 잡아 조정에 서고 여러 장사(壯士)들이 읍에서 노력한다면 거의 보탬이 되었을 것인데, 갑자기 부모의 상(喪)을 당하였다. 아! 저 사악한 무리는 만 번을 죽여도 그만둘 것이 아니다.

명(銘)에 이르기를,
아름답게 빛나는 의로운 제단(祭壇)
천관산(天冠山)은 더불어 높네.
귤은 누렇고 받침은 붉네.
바닷물을 떠서 술을 빚어
내 술은 깨끗하고 내 안주 향기롭네.
공(公)이 오니 계수나무 깃발이 펄럭인다.
공이 죽었으나 마치 살아서 이 세상의 강상(綱常)을 지탱하는 듯하고
공을 따라온 사람도 공에게 칭찬을 받았었네.
가상하게도 배향하여 말없이 정도(正道)를 붙들고 사도(邪道)를 배척하네.

주석
장흥부사 박공 제단비[長興府使朴公祭壇碑] 박헌양의 제단비는 현재 장흥 읍내에, 수성군 희생자를 제향키 위해 설립한 영회원(永懷園)안에 보존되어 있다.
갑오년(甲午年, 1894) 사악한 비도(匪徒)가 무리를 지었으나, 여러 읍들의 수령은 바라만 보고 성문을 열어 바쳤다. 1894년 12월 5일 새벽, 이방언(李方彦)이 이끄는 동학농민군은 장흥을 공격하여 함락시켰다. 이때 장흥부사 박헌양을 비롯해 아전 주두옥, 임창남, 주열우, 김창조 등 총 4∼5백명이 죽고 관아와 민가 3,700여호가 불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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