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영에 올리는 글[上巡營]
처음 진잠에 도착한 때는 마침 회덕·영동·옥천 등지의 비류들이 다시 기세가 치열하게 오른 날이었습니다. 이 근처의 남은 무리들로 아직도 귀화하지 않은 자가 기포하여 도적질할 근심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을 어루만져서 그치게 할 방법을 시행하게 하여, 혹 잡아들여서 징계하여 보내거나 혹은 깨우치고 위로하여 편안하게 살도록 하고, 사람들을 복종시키고 임금의 은덕을 넓게 미치도록 하고 은혜와 사랑이 백성들에게 까지 미치도록 하십시오. 또 적의 괴수로서 정도가 매우 심한 박만종·최정범(崔正凡) 등은 지금 이미 죽임을 당했으니, 온 마을의 사람들이 집마다 서로 기뻐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람들의 여론이 쉽게 다스려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삼가 박만종을 국문한 것을 생각해보니, 다만 어지럽게 함부로 꾸며진 진술이 있을 것 같습니다. 만일 서로 고발하고 끌어들여서 양민을 무함하였다면, 진잠의 백성들은 모두 동비(東匪)가 됩니다. 어찌 기회를 잃고 실망하여 탄식하는 일이 없겠습니까? 지금 겨우 약간의 안정을 찾은 백성들이 반드시 소요를 일으키는 단서가 될 것입니다.
통촉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