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영에 올리는 글[上巡營]
인천시(仁川市)의 강숙경(姜叔京)이 그의 아버지가 잡혔을 때 칼을 뽑아 못된 행실을 한 일에 대해서는 전에 이미 태형을 시행하고 연산의 감옥에 가둔 뒤 곧이어 첩보하였습니다. 그래서 삼가 생각건대, 통촉하실 여지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강숙경의 아버지 강명여(姜明汝)는 이미 총으로 쏘아 죽였으므로, 강숙경은 정리로 살펴보건대 용서할 길이 있었습니다. 눈으로 아버지가 죽게 된 것을 보았는데, 어리석은 백성이 어찌 법이 있음을 알 겨를이 있었겠습니까? 또 그의 아버지가 이미 총살되었고 그 아들 또한 곤장을 맞고 갇혔으니, 널리 교화하는데 손상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초4일에 연산에 이르러 곧바로 곤장을 치고 풀어주었습니다. 연산현감의 서목(書目)에 공주진(公州鎭)으로 옮겨서 수감하라고 지시하였으나, 그를 풀어준 것은 이미 영이 도착하기 전에 있었던 일이어서 미치지 못하였습니다. 무엇이라 말씀드려야 할 지 두렵습니다. 처분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