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영에 올리는 글[上巡營]
공주 산내면(山內面) 부사리(夫沙里)에 사는 윤보(允甫) 정용업(鄭容業)은 비도 중에서도 극악스러운 짓을 행한 것이 비할 데 없는 자입니다. 묵은 부채를 강제로 징수하고, 남의 무덤을 강제로 파낸 것은 그 밖의 일에 속합니다. 또한 금산을 침략하여 함락시킬 때 적의 우두머리와 함께 한 둘이면서 하나이고 하나이면서 둘이었던 자입니다. 그들이 패하여 망한 후에는 그 집에 몰래 돌아와서 곧바로 도피하였는데, 찾아서 잡을 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종제인 정윤덕(鄭允德)을 잡아서 임시로 진(鎭)의 옥에 가두었으며, 그에게 잡아들이게 하였습니다. 정윤덕은 두 사람의 재산을 팔아 500냥을 바쳐서 군대에 필요한 비용에 도움이 되게 하였습니다. 두 사람을 마땅히 잡아서 바쳐야 하겠지만, 보증인을 세워 풀어줄 것을 원하면서 죽도록 간절하게 빌었습니다. 현재 연말이 이미 다가 왔는데, 오랫동안 정벌에 나선 사졸들이 입을 것이 없다는 탄식을 하는 자가 많습니다. 구제하는 계절에 매우 안타깝습니다. 두렵건대 어떻게 처분하여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