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영에 올리는 글[上巡營]
고산 대둔산의 적은 힘으로는 당할 수 없으며, 지혜로 다루어야 합니다. 그 때문에 그의 무리인 주암(舟巖)에 사는 김공진(金公眞)을 잡아들여, 사리를 들어 그를 움직이게 하였습니다. 봉서(封書)를 주어서 최공우(崔公友) 부자 및 김태경(金台景)과 장문화(張文化)를 서로 의심하게 한 것입니다. 이달 22일 과연 서로 공격하였으며, 김태경과 장문화 등은 최공우 부자에게 죽임을 당하였습니다. 나머지 무리들은 이미 손안에 있는 것과 같아서, 거의 공격하여 섬멸할 수 있는 상태에 있습니다. 아! 24일 강화병영의 병정과 일본 병사 수백 명이 힘을 합쳐 함께 공격하여 이미 그들의 무리가 끊어지게 하였으니, 매우 다행입니다. 연산의 표정(表井)에 사는 김영권(金永權)의 집에 벼 80포(包)가 있는데, 진잠현(鎭岑縣) 환곡미(還米)의 원래 숫자를 채우겠다는 뜻으로 진잠 현감의 편지를 받들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40석은 환곡미로 채우고, 40석은 진잠현 4개 면의 매우 빈곤한 호들을 진휼하기 위해 나누어 주었습니다. 진휼로 나누어 준 것을 책자로 만들어 올려 보내니 살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