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5일 조상희[十二月二十五日趙相熙]
곧바로 편지를 받고 여기저기 다니시는 몸이 건강하심을 알게 되었고, 일행이 매우 평안함을 알게 되어 어느 정도 위로가 됩니다. 저는 다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군관인 유(劉)에게 교시하신 일로서, 그가 협잡함이 없으나 갑작스런 재앙을 면하지 못하여 따르는 자가 모두 구름처럼 흩어졌습니다는 내용을 기록하여 당헌(棠軒,수령)에게 바치니, 진잠읍으로 옮겨서 가두었습니다. 이는 실제 조사하여 잘 보고하고 아무런 일이 없게 하여 풀어주라는 명령이 담긴 것입니다. 또 교시하신 것 내에 유군관이 마패첩을 가지고 마을을 돌아다녔다고 하는데, 이것이 어떤 연유인가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다름 아니라 지난달에 이장성(李長城)이 또한 소모사로 지나갈 때 만들어 준 것입니다. 본 현에서 조사하여 보고하여 이 뜻을 밝히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회덕읍에 잡아 가두었다는 보고에 대하여 처결한 것을 동봉하여 보내오니, 도착하면 잡아와서 사실을 밝혀서 논하여 보고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풍남은 지금 근무지에 있어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으며, 연산의 수령이 만일 크게 사로잡게 되면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고산적(高山賊)을 지혜로 취하시겠다고 운운하시니, 마땅히 큰 수단을 기다릴 뿐입니다. 목패(木牌)로 종종 어떠한 덕정을 행하여 이에 이르렀으니, 사람들이 흠탄함을 이기지 못합니다. 타고 계신 말이 여유가 있으면 유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어찌 공을 배제하고 사적인 것을 꾀할 수 있겠습니까?
12월 25일
조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