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2일 박제순[十二月十二日 朴齊純]
12일 12시에 11일 술시(戌時, 오후 7∼9시)에 보낸 글을 접하여 읽고서는 위로되고 기쁘기가 끝이 없었습니다. 현재 어느 곳에 계시며, 건강은 괜찮으신지, 사졸들은 편안하게 잘 다니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달려가서 뵙고 싶습니다. 저는 쓸데없이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민간에서는 검은 옷을 보면 도망하여 숨어버리니, 과연 실제의 형편과 관련되어 있는 것입니다. 당신께서는 검은 옷을 입지 않으셨으면 반드시 도망가서 숨지 않을 것이니, 다행히 위로하고 어루만져 줄 수 있으니, 겸하여 이르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12월 12일
박제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