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6일 선달 유희목[十二月十六日先達 劉熙穆]
그 동안 살피지 못하였습니다. 날이 매우 추워졌는데, 건강은 좋으시며, 함께 다니시는 모든 사람들도 잘 지내십니까? 매우 그립습니다. 저는 돌보심에 힘입어서 아무 탈이 없이 다행스럽게 있으니 무엇을 말씀드리겠습니까? 백사성(白沙城)에 있는 비적들의 우두머리인 박(朴)과 육(陸) 2사람을 어젯밤에 잡았는데, 그들 무리들은 그들의 권력을 믿어 무리를 짓고 있었습니다. 10여 리를 쫓아갔는데, 나무와 돌들이 비와 같이 쏟아내니 세상에 어찌 이와 같이 도리에 어긋난 놈들이 있습니까? 조금이라도 가릴 것 없이 잡아들였습니다. 같이 갔던 일행들이 다만 사람 수가 적어서 힘이 미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살펴 주셔서 병정과 종인들을 더 보내주십시오. 생각건대 그들 무리들이 다시 쫓을 염려가 있으나, 사람이 부족하여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니, 아마도 그들을 잡지 못하게 되는 죄가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빠른 자를 서둘러서 청주영으로 보냈으니, 마땅히 관문을 보낼 것입니다. 그 전에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양해해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일행들은 언제 움직일 수 있을지 매우 답답하다고 합니다. 교시를 내려주시기를 바랍니다.
12월 16일
선달 유희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