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5년 정월 초10일 최규덕[乙未正月初十日崔圭德]
그간 소식이 없었으나, 열심히 일을 하던 중 편지를 받았습니다. 삼가 눈이 오는 계절에 군대의 일을 하시면서 잘 지내시고, 함께 있는 일행들도 두루 편안함을 알게 되니 위로되고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평상시와 비할 바가 아닙니다. 저는 다만 이전 그대로이며, 순상(巡相)의 여러 식구들은 안녕하십니까? 그리고 영내는 모두 편안합니까? 가르쳐 주신 것은 삼가 모두 알았으며, 하나하나 갖추어 아뢴 즉 가르침을 내려주시니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찌 곧바로 관문을 내리고 해당 읍에 감결을 내지 않았습니까? 멀리 떨어진 곳의 일은 기미를 살펴서 조치하고, 조포(租苞)와 관련해서는 진휼하여 나누어 주는 것이 매우 좋습니다. 모두 스스로 처결하라고 명령을 내렸으니, 양해해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장차 고산(高山)으로 향하려 한다고 하니 눈이 내리고 얼음이 얼어 있는 여정으로 두루 돌아다니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염려가 되니 특별한 공을 세우시고 빨리 관아로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1895년 정월 초10일
최규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