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5년 9월 13일 참판 고영근[乙未九月十三日參判高永根]
신민(臣民)이 복이 없어서 이와 같은 큰 변을 만났으니, 온 세상에서 누군들 통곡하지 않겠습니까? 지난번에 인사하고 헤어진 후 삼가 저절로 원통함을 가질 뿐이었습니다. 지금 보내주신 편지를 받아보니, 조심스런 마음으로 원통해하고 슬퍼하고 있습니다. 빛이 비치듯 작지만 알아차리지 못한 사이에 두들겨 박자를 맞추듯 탄식하게 됩니다. 함께 성은을 입었으니 감히 명령을 따르지 않겠습니까? 하나는 국모의 원수를 갚고, 하나는 신민들의 원한을 갚는 것입니다. 바라건대 당신께서는 현명한 자들을 데리고 진실로 대사를 완성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1895년 9월 13일
참판 고영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