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2[卷之二]
장[狀]
순영에 보고한 글 1[報廵營狀一]
진잠(鎭岑)의 동면(東面) 가수원(假水院)에 사는 최정범은 원래 비괴(匪魁)로서 불의한 짓을 많이 저질러서, 모두가 일컫기를, “죽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도둑이 금성에 쳐들어와 함락시킬 때 대장이 되어 공격하여 군기를 빼앗았고, 관리와 백성을 죽여 이르지 않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들이 패하여 도망한 후 스스로 그의 죄를 알고 몰래 돌아와서 숨었습니다. 또한 이 자는 영동(永同)과 옥천(沃川)의 소식을 듣고 양민들을 꾀어 기포를 하려고 급히 적진으로 가려는 기미가 있었습니다.
심귀동(沈貴同)은 그의 큰 우두머리인 박만종의 마부로서, 성질이 본래 패악하여 불의한 짓을 많이 저지른 자입니다. 그래서 최정범과 심귀동 등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진담의 길에서 모두 총으로 쏘아 죽여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경계하게 한 후, 연유를 첩보합니다. 이들 포살한 죄인과 옥에 가둔 무리들을 책자로 만들어 순사(巡使, 충청감사)께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