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영에 보고한 글 3[報廵營狀三]
생각건대 악을 징계하고 선을 드날리는 것은 국가의 떳떳한 법입니다. 바야흐로 비도들이 난폭함을 떨치는 시기에, 호남과 호서의 지역 사람들은 숨어 살았는데, 10개의 집이 있는 조그마한 마을에 거센 물결이 쳐도 충신을 갖춘 선비는 홀로 도를 지키고 있으며, 흐르는 물 가운데에도 기둥처럼 버티는 자가 절대 없다고 하나 간간이 있습니다. 진실로 한심하다고 느끼지만, 지금 회덕(懷德)의 용방동(龍防洞)에 사는 임기덕(任耆悳)은 스스로 독서하는 선비라 하고 마음과 뜻을 항상 충의에 두고 있으며, 눈과 귀로는 참위한 글을 접하지 않습니다.
그가 행하는 것은 평소에 마을에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더욱 동도(東徒)들이 미워하는 바가 되었으며, 또한 동도들에게 피해를 더 입었습니다. 매양 백발의 늙으신 아버지가 참혹한 형을 당하는 것을 보면서도, 스스로 젊은 사람의 몸이라 생각하여 갑작스럽게 그들의 명단에 이름을 의지하여 집을 온전하게 하고 부친을 보호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 무리들이 기포할 때에 임기덕을 위협하고 쫓아낸 것이 한번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또한 그들을 따라서 함께 일어나면 몸에 나쁜 이름이 더해지고 임금과 아버지에게 죄를 짓는 것이었고, 따르지 않고 스스로 지키게 되면 화가 미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두려운 것은 동도의 무리였습니다. 이에 스스로 자신의 다리를 바치고 비상(砒霜)으로 비도들을 속여서 지나치려고 하였습니다. 아! 추련(秋蓮)처럼 지조있는 장부에게 수양버들 같은 가느다란 다리마저 떨어지니 바로 한 발로 절뚝거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마침내 비당들이 행패를 부리는 것을 면하였고, 정도를 지키는 정성을 이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어리석은 자의 생각으로는 지금 이들 비도들이 악함을 징계하는 날에 먼저 임기덕의 어짐을 포상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선을 행할 것을 권하십시오. 따라서 이에 감히 빨리 보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