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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일러두기

홍주목사 이승우에게 보내는 편지 첫번째[與洪牧李勝宇書一][다른 자는 벽루이다.]

여러 날 문후를 못 드렸으나 인편을 구할 길이 없었으니 근심으로 애가 타서 거의 미칠 것 같았습니다. 요즈음 부지런히 나라에 충성하시는 몸에 신의 보살핌이 있으며 영감의 건강이 아주 좋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영감 아드님의 답신은 간혹 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의 상황은 과연 어떻습니까? 근자에 들리는 소문은 매우 흉흉합니다. 저들(동학농민군)이 비록 수백 수천 마리의 모기떼처럼 선동을 하며 미친 듯이 날뛰고 있으나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은 여전히 적을 가벼이 여기지 않는 것입니다. 성문을 이중으로 만들어 폭도들에 대비하는 계획은 이미 세워놓으셨습니까? 이른바 경군(京軍)과 왜병(倭兵)들은 무엇 때문에 불쑥 왔다가 가버립니까? 이는 민심을 선동하고 비류(匪類)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근래 조정에서 하는 일이 모두 이러하니 애통합니다. 어찌하겠습니까? 형은 죽으면 틀림없이 특별한 공훈과 고고한 절개를 얻겠지만, 나 같은 사람은 진퇴유곡(進退惟谷)에 처하여 나아가기도 어렵고 머물러 있기도 어렵습니다. 요순(堯舜)의 시대는 아득하고 공자의 시기도 요원하니 끊임없이 흘러가는 이 세상에서 나는 누구와 함께 하늘로 돌아가겠습니까? 원통합니다. 어찌하겠습니까? 저는 요사이 어머니 병환으로 황망하게 날을 보냈습니다. 지금 거의 열흘이 되었으나 아직 차도가 없으며 음식을 드시지 못한 지가 오래되었습니다. 이렇게 어수선하나 왕상(王祥)의 효도도 부족하고 강혁(江革)의 정성도 본받기 힘들어 밤낮으로 애만 태우고 있을 뿐이며, 탕약을 올릴 여유도 없어 아직 한 번도 올리지 못하였습니다. 이 마을의 비인(匪人)들은 모두 수곡(修谷)으로 갔으며 위아(衛兒)도 수곡으로 빼앗겨서 수하에는 어린아이가 남아있지 않습니다. 비록 한 차례 보내려고 해도 도로가 막혀 몸을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형은 군무(軍務)로 바쁜 가운데 혹 나의 이런 사정을 생각하여 양해해주시지 않으시렵니까? 마침 월계(月溪) 사람을 만나 간곡하게 부탁하여 원오(元五)의 처소에 부쳐서 그로 하여금 전해주도록 하였는데 진작 받아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산길은 달리 주의할 것이 없으니 관아의 하인이 왕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혹 저를 버리실 뜻이 아니라면 형이 안부를 물어 헤아려 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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