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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일러두기

별지[別紙]

지금 홍양(洪陽)의 사세(事勢)는 비단 한 도(道)의 요충일 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요충이며 국가의 존망이 달려있는 곳이니 어찌 매우 중차대하지 않겠습니까? 이곳은 마치 제(齊)나라의 즉묵(卽墨)이나 조(趙)나라의 진양(晉陽)처럼 반드시 지켜야 할 곳이지만 적의 숫자는 많고 우리의 숫자는 적으니 염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애를 태우며 음식을 먹어도 그 맛을 모르고 밤에도 잠이 오지 않습니다.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화재입니다. 성부(城府)는 매우 비좁고 군민(軍民)은 빽빽하게 들어서 있으므로 만에 하나라도 조심하지 않으면 동요을 일으키기 쉽습니다. 반드시 규정을 철저하게 만들어서 일일이 단속해야 합니다. 안에서 적과 내응하는 세작(細作, 간첩)은 특히 잘 기찰(譏察)해야 합니다. 이 도적은 외부의 도적이 아닙니다. 언어와 의복의 구분이 가지 않으며, 또 간혹 친척을 연줄로 삼거나 옛 친구를 통하여 주민들 사이에 섞여 있거나 혹은 군대에 들어가 있으니 기회를 보아 간악한 짓을 하지 않으리라고 어떻게 보장할 수 있겠습니까? 적도(賊徒)들의 비밀계책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성 안으로 섞여 들어와서 관아에 불을 지르고 관군들이 화재를 진압하느라 어지러운 틈을 타서 무리들을 거느리고 곧장 쳐들어오는 것입니다. 둘째는 사방의 요충지에 군진(軍陣)을 설치하여 땔감과 양식을 나르는 길을 차단하고 오래도록 버티면서 성 안이 저절로 혼란스러워지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이른바 두 가지 계책은 비록 그것이 실현가능하며 또 성공할 수 있는가의 여부는 알지 못하지만, 우리가 지키는 방도로는 기찰을 엄하게 하지 않을 수 없으며 군량을 비축해 두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 병력이 과연 얼마나 되며 비축해 둔 곡식이 얼마나 됩니까? 우러러 애타게 걱정이 됩니다. 제가 생각하기로는 홍주(洪州)에 원한을 품고 분풀이를 하려는 자들은 청주(淸州)와 면천(沔川)에 있는 두어 단(團)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모두 바람소리나 학의 울음소리와 같이 하찮은 것에도 놀라는 무리들이니 한 무리를 먼저 격파하면 형세상 바라만 보고도 자연히 흩어져 달아날 것입니다. 또 저들 무리들은 성 안의 방비가 잘 되어 있음을 분명히 알고 있으므로 쉽게 침입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쳐들어온다고 떠들어대기는 하지만 바로 쳐들어오지는 못하고 있으며, 겉으로는 버티고 있는 것 같지만 속으로는 사실 의심하며 겁을 먹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만약 외부의 구원병이 도착한다면 형세상 저들은 반드시 와해될 것입니다. 순무사(巡撫使)와 감사(監司)에게 이미 구원병을 요청하였습니까? 반드시 빨리 도모하면 매우 다행이겠습니다. 적의 무리들이 비록 많다고 하지만 참으로 오합지졸입니다. 저들은 본래 나라에서 기르던 백성들인데 무지하여 함정으로 들어간 자도 있고 혹은 위협을 받아 따라간 자도 있습니다. 이렇다 할 기율도 없고 본래 정해놓은 명분도 없으며, 보잘 것 없는 도적떼의 소란에 불과합니다. 반드시 재주가 있는 아전과 백성 수천 명을 선발해 보내서 저들 중에 가장 숫자가 많은 무리들을 토벌하게 한다면 바로 목소(木巢)의 적들입니다. 저들이 물고기와 새처럼 놀라 달아나는 상황이 반드시 도래할 것이니 깊이 생각해보심이 어떻겠습니까? 또 생각건대 저들이 많은 무리들을 불러 모아 홍양에 분풀이를 하려고 하는 이유는 정(鄭)과 이(李) 두 적이 처형당하였기 때문입니다. 저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죄가 용서받지 못하고 틀림없이 두 적과 같이 처형될 것임을 알고 두려워서 이 사태를 일으켰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단지 거괴(巨魁)만 처형하고 위협에 못 이겨 복종한 자들은 죄를 묻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방문(榜文)을 지어서 순종과 반역의 도리로 저들을 깨우치고 정도(正道)와 사도(邪道)의 구분으로 저들을 타이르기를 분명하고 적절하게 하십시오. 그리고 이를 진서(眞書)와 언문(諺文)으로 번역하여 베껴서 거리에 붙여 저들 무리가 관아의 뜻이 분명하고 다른 생각은 없으며 단지 백성들을 걱정할 뿐임을 알도록 하신다면, 저들은 자연스럽게 칼을 팔아 소를 살 것입니다. 고명하신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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