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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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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두기

홍주목사에게 보내는 편지 일곱 번째[與洪牧書七]

내가 정예 군사를 선발하여 성보(城堡)를 수축하여 지키는 일이 현재의 급선무라고 형에게 말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닌데 형은 매번 말로만 좋은 계책이라고 할 뿐 채택은 하지 않고 있으니 이는 무슨 뜻입니까? 형이 여기에 대하여 두루 살펴본 것이 있어서 그런 것입니까? 아니면 내가 우활하고 어리석어 나의 생각을 여름 벌레가 얼음을 이야기 하는 것쯤으로 치부해 버린 것입니까? 나는 멍하니 스스로 주저하며 부끄럽게 여겼습니다. 그러나 형이 미치광이의 말도 받아들이는 지혜가 있다면 결코 이렇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속담에 “지척에서 하는 말은 귀를 넘어서 들리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형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형이 생각하기에, 지금의 시점이 이미 모든 것이 안정되어 더 이상 걱정할 것이 없다고 여기면 그만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고 시급하게 비상대책을 세워야 한다면 성보를 수축하는 것이 급선무가 아니겠습니까? 대개 우리나라는 지세가 험준하여 군사작전에는 수비가 유리하며, 수비에는 들판의 곡식을 말끔히 치우고 험준한 지역에 버티는 것 밖에 없습니다. 삼한(三韓)시대 이래로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여 왔습니다. 당 태종(太宗)은 100만의 군대로 작은 안시성(安市城)에서 패배하였으니, 이것이 어찌 과거의 귀감 가운데 특히 두드러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왕조의 임진왜란은 창졸간에 발생하여 팔도가 거의 함락되었으나 마침내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성보의 견고함에 의지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나라를 지키는 방법에 관한 선인(先人)들의 주장에도 산성(山城)의 이로움을 간곡하게 언급하지 않은 것이 없었으니, 옛 제도를 잘 이어받아 시행하지 못한 것이 한스럽습니다. 나는 비록 무식하지만 여기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조정의 계책에 만의 하나라도 보탬이 될 방도를 늘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미천하고 말이 천박하여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한 지가 오래되었습니다. 내가 생각할 때 홍양에 비록 지킬 만한 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평야가 넓게 펼쳐져 있고 방패막이 없어서 결코 완전하게 지킬 수 있는 곳은 아니므로, 이것이 바로 평지의 견고한 성이 산성의 우뚝함보다 못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또한 별읍(別邑)들이 함락되는 것을 보니 모두 성곽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감히 어리석은 견해를 올리니 형이 한 번 시험해 보기 바랍니다. 형의 의견과 맞지 않는다면 그 또한 운명이니 어찌하겠습니까?
대흥군(大興郡)은 공주(公州)와 홍주(洪州) 사이에 끼어 있어 실로 두 곳을 연결하는 요충지입니다. 이곳을 잃으면 공주와 홍주도 잃게 되는 것은 필연적인 상황입니다. 그곳의 봉수산(鳳首山)에는 옛날에 쌓은 성이 남아 있으니 바로 백제 때의 임존산성(任存山城)입니다. 역사책과 읍지(邑誌)에도 기록되어 있으며, 그 성의 유적을 살펴보면 분명하게 알 수가 있습니다. 근자에 어떤 사람이 와서 말하기를, 그 지역 수령이 이 산성을 수축할 생각이 있어서 공사를 시작하려 했는데, 순영(巡營)의 뜻을 알지 못하고 또 초토사의 명령이 없어서 주저하고 있다고 합니다. 나의 어리석은 견해로는 초토사가 명령을 내리지 않은 점이 크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대흥 수령의 이번 조치는 방어의 요체를 터득하고 먼저 힘써야 할 것을 안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두 공(公)은 모두 국가의 중임을 맡아 도적의 난리를 토벌하고 있습니다. 더욱 멀리 도모하여 성과를 기대하고, 위급한 때의 방비에 더욱 힘을 쏟으십시오. 어찌 뜻있는 선비로 하여금 뛰어난 식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펼치지 못하게 한단 말입니까? 이미 이렇게 답장을 드렸는데 느낀 것이 있어 전에 했던 이야기를 반복하여 고명한 형의 귀를 더럽혔으니 또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대체로 이 성은 결코 등한시할 지역이 아니니, 반드시 이러한 뜻을 순상(巡相)과 토의하고 그와 협력해서 시행하여 충청도의 요충으로 삼으시고, 그 밖의 성보(城堡)를 만들 만한 지역은 순서대로 축조하게 한다면 국가의 큰 다행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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