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생들이 순영문과 위무사에게 올린 글 [儒生等呈巡營門及慰撫使文]
삼가 생각건대, 정도(正道)를 지키고 사도(邪道)를 물리치며 법에 의거하여 난류(亂類)를 주벌하는 것은, 천지의 큰 도리요 고금에 통하는 의리입니다. 이것은 현명한 자나 어리석은 자, 귀한 자나 천한 자를 막론하고 누구나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과감하고 결단력이 있으며 용기가 있고 지혜로운 자가 아니라면 떨쳐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아! 태평한 세월이 오래되어 재앙의 싹이 배태되었으니 이는 호남과 호서에서 발생하여 우리 영남으로 번졌습니다. 기강이 무너지고 예의제도가 혼란스러워졌으며, 방헌(邦憲)이 시행되지 않고 관법(官法)이 행해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고을을 다스리는 수령을 위협하고 관부 창고의 병기를 탈취하니, 혹은 성을 버리고 달아나서 목숨을 보전하며, 혹은 속수무책으로 저들에게 제압되었습니다. 간혹 확고하게 지키면서 천성(天性)을 보전하기도 하였지만 역시 모두들 언어를 공손하게 하고 기를 움츠려서 저들의 창끝을 피하였습니다.
그러나 유독 본군의 노성한 연리(掾吏)들은 조정의 법전을 조심스럽게 지키고 군수의 통제를 공손히 따라서, 여러 의견들을 힘써 조율하고 우선적으로 계책을 내어, 재주 있는 자를 집강으로 선출하고, 도움이 되는 의견들을 널리 모으고, 향인(鄕人)들과 함께 모의하고, 부민(部民)들을 조직하여 무기로 연습을 시켜 고립된 성을 사수하였습니다. 10,000여 명의 흉당(兇黨)들이 양쪽에서 협공을 하였으나 우레와 같은 포성이 한 번 진동하자 구름처럼 많던 적들이 사방으로 흩어졌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한 고을 백성들을 죽음에서 다시 살아나게 하였으며 적의 괴수를 죽이고 사로잡으며 힘껏 노력하여 대령(大嶺), 조령 이남이 안전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단지 이 지역에 다행한 일일 뿐만 아니라 또한 조정의 복록에도 보탬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이름이 조정의 반열에 올라서 등용되어야 하지만 뛰어난 공을 스스로 자랑하지 않아 아직 상을 받지 못하고 지금 은택을 입지 못하니 안타깝습니다. 그리하여 성세(盛世)의 은휼(恩恤)에 흠이 되고 지사(志士)들의 답답한 심정을 감당할 수 없을까 걱정이 됩니다. 이에 감히 사실에 의거하여 글을 작성하고 뒤에 성명을 기재하여 함께 절월(節鉞, 관찰사)에게 호소합니다. 잘 헤아리신 후에 사람이 미천하다고 하여 그가 한 일을 묻어버리지 마시고 말이 거칠다고 하여 간과하여 듣지 마십시오. 바라건대 밝은 귀를 여시어 특별히 포상을 내리시어 한편으로 충의와 용기를 권면하시고, 한편으로 재앙의 싹을 없애시기를 천만번 간절히 바랍니다.
진사 홍억(洪憶)·박주대(朴周大)
유학 장규한(張圭漢)·장규한(張圭漢)·박주현(朴周鉉)
진사 황조하(黃肇夏)·권경하(權絅夏)·이익상(李翼相)
전 정언(前 正言) 권박연(權博淵)
전 군수(前 郡守) 안창렬(安昌烈)
유학 이정로(李政魯)·박의집(朴義集)·송성환(宋星煥)·정주한(鄭柱漢)·정대리(鄭大鯉)·김신근(金藎根)·김성국(金聲國)·박수양(朴洙陽)·권석한(權錫漢)
변규홍(邊奎弘)·권상옥(權尙玉)·이한봉(李翰鳳)·윤우진(尹友進)·반재여(潘在㼂)·이태영(李台榮)·김두하(金斗河)·신동수(辛東洙)·여동일(呂東一)·이규형(李圭衡)·박태양(朴台陽)·이철규(李喆奎)·권성달(權聲達)·신수영(申壽楹)·이종하(李鍾夏)·김낙헌(金樂憲)·박의진(朴義鎭)·김필락(金弼洛)·정대룡(丁大龍)·이원진(李寃鎭)·최병태(崔炳泰)·홍만후(洪晩厚)·권석범(權錫範)·김후(金)
진사 이극화(李極和)·정환원(鄭喚元)·장용환(張龍煥)·박용선(朴龍善)
유학 이순교(李舜敎)·신홍구(申洪九)·김성근(金性根)·권상대(權尙大)·윤학진(尹學進)·정주철(鄭柱轍)·이병동(李炳東)·권봉수(權鳳洙)·홍준후(洪竣厚)·박승호(朴勝浩)·권회수(權會洙)·신홍석(辛鴻錫)·임종혁(林宗赫)·장주팔(張周八)·김천병(金天柄)·임치좌(林致佐)·김영진(金永鎭)·엄계우(嚴啓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