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상주 각 면의 면임(面任)과 각 리의 존동에게 전령을 보냄[同月二十六日傳令尙州各面任各里尊洞]
시급하게 거행해야 할 일이다. 소모(召募)하는 일의 성패는 오로지 의병을 모집하는 데에 달려 있다. 일전의 향회(鄕會)의 여망도 일치하여 이미 수임(首任)을 천거하여 선출하였으니 모든 계획과 사업은 순서대로 진행될 것이다. 다만 그가 먼 곳에서 돌아오는데 시일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그 동안 수비대를 편성하여 방어하는 일 또한 조금도 늦출 수가 없다. 그래서 다시 향회소(鄕會所)에서 각 면에 도약정(都約正)과 부약정(副約正)을 파견하여 우선 양민들을 선발하여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다가 의려소(義旅所)가 자리를 잡은 뒤에 그 지휘를 받자는 데 여러 사람들의 생각이 일치하였다. 사정을 헤아려보면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이에 명령을 내려 신칙하니, 이 명령이 도착하는 즉시 너희들이 관장하는 각 리(里)의 대민(大民)과 소민(小民)들을 지휘하여 그들로 하여금 한결같이 명령에 따르도록 하여 좋은 방향으로 일을 잘 처리함으로써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때에 명령이 도착한 일시와 시행한 상황을 밤을 새워 가서 속히 보고하도록 하였다.
一. 각 면의 도약정과 부약정은 명령이 도착하는 즉시 양민 가운데 나이가 50세 이하 20세 이상인 자를 모아서, 각각 활, 총, 창, 칼, 목봉, 죽창 등의 무기를 들고 닷새 간격으로 훈련을 받게 하도록 하라.
一. 훈련을 시킬 때의 경비는 우선 각자 마련하여 쓰도록 하고, 본 면에서 군량을 다 모은 뒤에 다시 지휘를 기다리도록 하라.
一. 군량을 모으는 일과 관련하여 군량을 출연한 사람들의 명단을 책으로 만들어 뒤에 살펴볼 수 있도록 하라.
一. 군량을 모으는 방법은 편리한 대로 하되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가 일정하지 않으므로 부유한 자에게 많이 거두고 가난한 자에게 적게 거두는 것이 이치상 당연하니 각자 자신의 힘을 다하도록 하라.
一. 각 서숙(書塾)에 분배하여 준 모량(募糧) 가운데 전(錢)과 곡식을 책으로 만들어 갖추어서 본 군문(軍門)에 납부하라. 거리가 먼 면은 다음 달 초 7일까지 납부하고, 가까운 면은 다음 달 초 2일까지 납부하라.
一. 각 면마다 비류(匪類)들이 많이 있어서 대오를 편성하는 데 혼동될 우려가 없지 않으니 절대로 섞이지 않도록 조심하라. 만약 귀화하여 오는 자가 있으면 모두 힘을 함께하는 것을 허락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