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8일. 상주 각 면에 전령을 보냄[同月初八日傳令尙州各面]
신속히 깨우쳐서 신칙할 일이다. 본 고을의 비류(匪類) 가운데 모든 사람들이 죽여야 한다고 말하는 3놈은 이미 효수하여 총살하였으나, 그 나머지 거괴(巨魁)에 해당하는 접주(接主)들은 대부분 도망갔다고 들었다. 하늘이 죄인을 잡는 그물은 매우 성기지만 악한 짓을 하는 자는 빠뜨리지 않으니 요행히 도망가고자 하여도 그렇게 할 수가 있겠는가? 지금 철저하게 수색하여 일일이 잡아들이도록 하라. 백성들을 위하여 해악을 제거하는 일은 반드시 사사(士師, 형벌을 담당하는 관리)만이 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양민과 죄를 뉘우치고 귀화한 자들은 서로 힘과 마음을 합쳐 가는 곳마다 이들을 잡아서 결박하여 올려 보내라. 혹 충성의 의분이 북받쳐서 혼자 훌륭한 공을 세운 자는 모두 일일이 상을 내려 공로를 보상해 주라는 내용으로 계문(啓聞)하여 조정의 처분을 받들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명령을 내려 경계하니 이 내용을 즉각 대민(大民)과 소민(小民)들에게 돌려 보여주어 그들 각자가 의분과 용기를 떨치고 화와 복의 소재를 잘 알도록 하여, 무리지어 나쁜 짓을 하고 도적을 보호해 준 형률에 걸리지 않도록 하라. 이때에 양민들 가운데 여러 차례 침학을 받고도 죽음으로써 지키며 그 무리에 들어가지 않은 자들이 가장 훌륭한데, 이미 대략 파악해 둔 자들이 있으며, 그 밖에 아직 보고하지 않은 자들도 당연히 일일이 기록하여 사실대로 보고하여 공적을 기리도록 해야 하므로 이렇게 알렸다. 또 이때에 명령의 내용을 한문과 언문으로 번역하여 베껴서 거리의 벽에 게시하여 한 명의 백성이라도 알지 못하는 폐단이 없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