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연락처
기념재단
TEL. 063-530-9400
박물관
TEL. 063-530-9405
기념관
TEL. 063-530-9451
Fax.
063-538-2893
E-mail.
1894@1894.or.kr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사료 아카이브 로고

SITEMAP 전체메뉴

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소모사실(상주) 召募事實(尙州)
  • 기사명
    1894년 11월 13일 상주향교에 체문을 내림

    원문보기 원문/국역

  • 날짜
    음력 1894년 11월 13일
일러두기

13일. 상주향교에 체문을 내림[同日下帖尙州校中]

체문(帖文)을 내리는 일이다. 나 소모사는 변변치 못한 재주이면서 사리에 맞지 않게 중요한 직책을 맡아 외람되이 업무를 본 지가 20일이 되었는데, 그동안 밤낮으로 근심하며 어찌할 줄을 몰랐다. 본주(本州)는 여러 차례 난리를 겪어 사람들이 스스로 떨쳐 일어나 팔을 걷어붙이고 창을 들고 저 적들과는 함께 살 수 없다고 다짐하니, 이러한 형세를 타서 군사를 모집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연이은 흉년을 만나 관아와 민간의 곳간이 모두 텅 비었으며, 포라(蒲蠃)와 오디로는 군량을 공급할 수가 없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니 어찌 답답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문신(文臣)은 재물을 아끼지 않고 부자들은 흔쾌히 의연(義捐)한 사실이 믿을 만한 역사에 기록되어 있으며 아름다운 이야기로 전해오고 있다. 지금 비록 가산을 탕진하여 떠돌고 있지만 의기를 발하여 재물을 내어서 국가가 위급한 때 몸을 바칠 자는 우리 고장의 사대부인 여러 군자들이 아니겠는가? 전해오는 말에 “큰 집안에서 사모하는 자는 온 나라사람들이 사모한다”고 하였다. 만약 고장의 사대부인 여러 군자들이 각자 피눈물을 머금는 정성을 떨쳐 이 땅의 곡식을 먹고사는 은혜를 갚으려고 한다면, 아래로는 충성을 바치고자 하는 농부와 나라를 걱정하는 과부들까지 반드시 힘을 바칠 방법을 알게 되어 시내가 모여서 바다가 되고 티끌이 쌓여서 산을 이루듯이 보탬이 되는 바가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이에 속마음을 터놓고 체문을 쓰고 아울러 파견하는 임원과 시행해야 할 절목을 아래에 조항별로 열거하였으니, 우리 온 고장의 여러 군자들은 서로 권면하여 성실하게 모아서 군문(軍門)의 일상경비를 보탬으로써 장차 큰 도적이 그 재물들을 가져가는 일이 없도록 한다면 매우 다행이겠다.
一. 이 고장은 평소 가난한 고을이라고 칭해지고 부호(富戶)들이 얼마 되지 않음은 여론이 일치하는 바이다. 대략 9등급으로 나누었으나 그 내막을 살펴보면 사실여부가 분명치 않은 점이 있어 원망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잠시 이를 중단하고 다음 지시를 기다려라.
一. 이번 일은 대수롭지 않은 유림(儒林)의 일이 아니니 단지 형식만 갖추어서 책임을 때우려고 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각자 여분의 양식을 내어서 특별히 보답하기를 도모해야 한다.
一. 곡식을 모을 때 오직 충의(忠義)로써 권면하고 이해(利害)를 분명하게 가르쳐주어 그들에게 감흥이 일어나도록 해야 하며 절대 강제로 독촉해서는 안 된다.
一. 각 면(面)마다 유사(有司)와 색리(色吏)를 뽑아서 그들이 곡식을 모으는 일을 전담하도록 하되, 그 면의 도약정(都約正), 부약정(副約正), 면임(面任), 이임(里任)과 함께 충분히 토의하여 한결같이 공의(公議)에 따르고 절대로 사사로움에 이끌려서 농간을 부리지 않도록 하라.
一. 의연을 할 만큼 부유한 거가대족(巨族大家)들은 이미 대략 파악해 두었으니 반드시 권면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밖에 그들 가문 내의 여러 사람들도 강 건너 불 보듯 하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그 집안의 어른이나 종손(宗孫)이 종족들과 충분히 토의하여 별도로 모으도록 하라.
一. 각 면에서 모은 곡식은 많고 적음을 막론하고 약정(約正)과 면임(面任)에게 부쳐서 즉시 의병소(義兵所)로 보내도록 하라. 혹 길이 멀어 운반하기 어려우면 돈으로 대신 납부하든지 고을에 들어와서 곡식을 사서 납부하든지 편리한 대로 하라.
一. 각 면에서 거둔 곡식이 얼마인가를 전부 계산하고 또 의병소의 월료(月料, 달마다 주는 보수)와 일체의 경비가 얼마가 되는지를 전부 계산하여 월별로 나누어서 들이도록 하라.
一. 평민에게는 이미 관문으로 신칙하였으니 돌려 보았을 것이며, 나라를 향한 정성에는 다른 사람들과 차이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만약 의기를 발휘하여 재력을 보태어 난리를 평정하고자 하는 자가 있다면 특히 가상하니 일이 끝난 뒤에 특별히 가려서 임금께 아뢸 것이다.

주석
포라(蒲蠃) 포는 수초(水草)이고, 라는 방합(蚌蛤)의 종류로서 모두 식용(食用)하는 것이다.
이 페이지에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도를 평가해 주세요. 여러분의 의견을 반영하는 재단이 되겠습니다.

56149 전라북도 정읍시 덕천면 동학로 742 TEL. 063-530-9400 FAX. 063-538-2893 E-mail. 1894@1894.or.kr

문화체육관광부 전라북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