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상주에 감결을 보냄[同日甘結尙州]

본 고을 각 면에서 군량을 모으는 일은 전에 대향(大鄕)에서 그 방안을 충분히 토의하여 백성들을 침탈하지 말도록 이미 거듭 명령을 내려 신칙하였다. 그런데 지금 듣건대, 향중(鄕中)에서 군량을 모집한다고 하면서 백성들을 침탈하여 소란을 일으킨다고 하니 매우 놀랍다. 대개 군량을 모은다고 하는 것은 백성들이 의연(義捐)하는 것을 모음을 말한다. 어찌 강제로 할당하여 징수하는 이치가 있겠는가? 당초 이 의거는 향중(鄕中)에서 책임을 맡았는데 이를 기회로 폐단을 일으켜서 집집마다 소란을 일으키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이는 참으로 소모(召募)하는 본뜻이 아니다. 이 감결이 도착하면 각 면의 백성들에게 신칙하여 분배해서 거두는 일을 절대로 거론하게 하지 마라. 만약 명령을 소홀히 여기고 위반하는 자가 있으면 이름을 명시하여 즉시 보고하여 무겁게 논죄하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