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예천에 비밀감결을 보냄[同月十一日祕甘醴泉]
지금 상주 모동(牟東)과 모서(牟西)의 대민(大民)과 소민(小民)들이 보고한 바를 보니, 비류 4,000~5,000명이 방금 무주에서 청산 땅으로 들어갔으며 장차 영남으로 향할 것이라고 하였다. 모동과 모서는 청산과 접경 지역으로 그곳과의 거리가 멀지 않으니 상황을 볼 때 저들이 경계를 침범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또 듣건대, 적당(賊黨)의 위세가 지극히 장대하여 이르는 곳마다 도륙을 자행하지만 사람들이 아무도 이를 막지 못한다고 한다. 밤낮으로 들리는 소문이 놀라우니 참으로 작은 걱정이 아니다. 이러한 때에는 기미가 보이기 전에 먼저 군사를 일으켜서 토벌을 도모해야 한다. 그런데 상주 고을에 있는 병정 200~300명으로는 숫자가 적어 적을 상대하기 어려운 점이 없지 않다. 그래서 관하 각 고을에 구원병을 징집하였는데, 포군(砲軍) 600명이 본 고을에 할당되었다. 이에 감결을 내리니 이 감결이 도착하는 즉시 반드시 건장하고 전투에 익숙한 자를 선발하여 밤을 새워 조발(調發)하여 이달 14일까지 본 군문으로 보내도록 하라. 적의 경보가 매우 다급하니 군령이 자연히 엄중하다. 혹시라도 명을 어겨 일을 그르치지 않도록 하라. (이때에 전령이 도착하는 일시와 시행 상황을 우선 신속히 보고하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