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내동・내북・중북의 면임 등에게 전령을 보냄[同日傳令內東內北中北面任等處]
신속하게 거행할 일이다. 지금 듣건대, 동도(東徒)들이 호남에서 패망한 뒤에 그 잔당들을 수습하여 현재 청산과 황간 사이에 있으면서 장차 본주(本州)로 향하려 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우선 유격장을 서로(西路)로 보내어 방어하도록 하였으며, 또 일본군에게 진격하도록 요청하였다. 이러한 때에 의병을 규합하는 일을 조금도 늦출 수가 없다. 전령이 도착하는 즉시 마을의 장정을 차출하여 각각 무기를 지니고 성내(城內)로 와서 모이도록 하되, 각자 5일 간의 양식을 지니고 신속하게 와서 대령하여 명령을 어겨서 벌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때에 도약정과 부약정에게는 각각 지난날의 인신(印信)과 표지(標紙)를 지니도록 하였으며, 또 ‘토동의병(討東義兵, 동학의 무리를 토벌하는 의병)’ 깃발을 종이에 크게 써서 군진(軍陣)의 앞에 모두 세우고 들어오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