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유격장과 영관에게 전령을 보냄[同日傳令游擊將及領官處]
지금 극한의 날씨에 눈 내리는 고개에서 오래도록 군사들이 수고하고 있으니, 깊은 밤에 찬바람이 불 때나 아침이 다하도록 추위가 극심할 때는 오직 출정나간 군대 걱정만 가득하다. 장수된 자의 마음과 먹고 자는 것이 어찌 편안하겠는가? 유격장과 영관(領官)은 모두 충성심과 의분(義憤)을 떨치며 위험을 마다하지 않고 눈바람을 무릅쓰고 있으니 어찌 고생스럽지 않겠는가? 많은 병정들은 밤새도록 입에 나뭇가지를 물고 노천에서 경계를 서고 있으니 병이 들지는 않았는가? 험난한 곳을 장악하고 요충지에 의거하여 용감하게 적의 예봉을 꺾었으니 훌륭한 군공(軍功)에 대하여 조만간 포상이 내릴 것이다. 너희들의 친화력에 힘입으면 전승의 기회도 자연히 따라올 것이다. 소집한 고을의 병정들이 용기를 떨치면서 이곳에 도착하였으니 우선 음식을 주어 위로한 뒤에 지휘하여 그곳으로 보낼 것이다. 이들이 도착하는 즉시 아래 기록에 의거하여 그 숫자를 대조하고 지금 명령한 내용을 군사들에게 효유하면 군사들의 담력이 이전보다 백배나 고취될 것이다. 바라건대, 반드시 배불리 먹이고 술로 위로한 뒤 군사들을 정돈하고 힘을 합하여 곧장 적의 소굴을 치고 빠른 시일 내에 개선하기 바란다. 앞으로 고을에 도착하는 군사들을 계속 보내 줄 것이다. 화살이 퍼붓는 곳에서 어찌 뒤를 돌아볼 수 있겠는가? 악의 근원을 제거하는 것이 이번 한 번의 거사에 달려있다. 너희들의 마음과 힘을 하나로 모으면 공훈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니 각자 삼가고 힘써서 용기를 떨쳐 전진하여 적을 토벌하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