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도착한 본도 감영의 회이[同日到付本道監營回移]
관찰사가 보낸다. 회이(回移)하는 일이다. 지금 귀 소모영의 이문이 도착하였다. 비도(匪徒)들이 경내에 가까이 다가왔다고 하나 본 주(州)에서 50리 밖에 있으니 바로 호서(湖西)의 경계이며 또 큰 고개[추풍령]가 가로막고 있어서 그것을 넘어 침범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그 숫자가 천 명이니 만 명이니 하는데, 떠도는 몇몇 비도들이 노략질을 하고 다니면서 허장성세를 부리는 것은 아닌지 어떻게 알겠는가? 그러나 방어하는 일은 소홀히 할 수 없다. 그래서 예천(醴泉)과 부근 각 고을에 감결을 내려 신칙하였다. 각 고을의 사정으로 말하자면, 이른바 포군(砲軍)을 설치하였다는 것이 각 고을에서 5명 혹은 10명 정도로 각자 스스로를 지키기에도 부족하다. 만약 혹 장정들을 추가로 징발한다면 이는 시장사람들을 몰아서 싸우게 하는 것과 다름이 없어서 한갓 소란만 일으킬 것이다. 그리고 비록 며칠 분의 양식이라 하더라도 어떻게 별안간 마련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기한에 앞서 약속을 한 것이 아니라 갑자기 위급한 상황에 부응하는 것이니 어찌 허둥대지 않겠는가? 최근 이러한 일로 답답함을 호소하는 보고가 계속 이어지고 있으니 귀관도 잘 이해하고, 군사를 징발하고 지휘할 때 잘 헤아려서 조치하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