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화북면임과 대소 민인에게 전령을 보냄[同月十六日傳令化北面任及大小民人處]*
지금 비류들의 사태가 진정되고 농사철이 임박하였으니 백성들로 하여금 각자 편안히 생업을 영위하며 농사일에 힘쓰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런데 지금 듣건대, 본 면의 도통장(都統長)과 도약정 및 부약정이 도망간 동도(東徒)를 체포한다고 하면서 귀화(歸化)한 양민들을 토색하여 온 경내에 원성이 자자하며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들려온다. 비록 토색한 일이 없다 하더라도 지금 백성들은 어느 곳이나 마음이 황급하여 모두들 짐을 싸들고 떠날 생각을 하며 편히 살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무뢰배들이 침학을 자행하니 놀랍기 그지없다. 만약 이를 금지하지 않는다면 그 폐단이 어느 지경까지 이를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이에 글을 작성하여 전령을 내리니 이 시각 이후로 만약 이러한 폐단이 발생하면 그 지역 백성들로 하여금 군문에 달려와서 호소하게 하여 법에 따라 처벌하도록 하라. 만약 사사로운 정에 이끌려서 숨겨주었다가 별도의 조사에서 걸린다면 중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알고 유념하여 거행하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