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관하 15개 고을에 감결을 보냄[同月十七日甘結管下十五邑]
지금 비류들이 사방에서 일어나서 여러 고을들을 어지럽히니, 임금께서는 궁중에서 남쪽 지방을 돌아보고 근심하여 나를 소모사에 임명하고 저들을 토벌하는 임무를 맡기셨으니, 이는 백성들을 위하여 해악을 제거하려는 우리 임금의 정치로서, 즉 모두 살리기 위한 도리로서 만물을 죽이는 정치에서 말미암은 것이다. 나 소모사가 임무를 맡은 이후 여러 고을들이 각자 비도를 방어하고 거괴(渠魁)들의 동정을 정탐한 덕분에 차례차례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작년 보은(報恩)에서의 승리는 실로 의병의 힘이며, 또한 이웃 고을에서 도와준 공도 적지 않았다. <의병이>가서 적의 소굴을 소탕하고 신속히 개선하여, 사악한 무리들이 사라지고 백성들이 안도하게 되었으니 오늘날 백성과 나라의 큰 다행이다. 다만 생각건대, 고생을 한 뒤에 쉬고 싶은 것이 백성들의 마음이요, 전쟁에서 승리한 뒤에는 잠시 계엄을 해제하는 것이 적절한 병법이다. 그래서 이에 특별히 감결을 내리니, 각 고을 의병들의 활동을 잠시 중지하여 곤궁한 봄철에 백성들로 하여금 적들이 물러갔음을 알고 편안하게 삶을 영위하도록 하라. 또 이웃끼리 작통(作統)하는 것은 농가에 병기를 숨겨놓는 것이니, 편안한 가운데서도 위태로움을 잊지 않는 도리에서 이를 잠시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관속(官屬)과 관포(官砲)는 원래 정해진 인원수가 있으니 계속 더욱 단속하고 작통한 백성들과 함께 비상시를 대비하되, 각 고을에서 스스로 지켜서 소홀함이 없도록 하라. 소모사의 종사관(從事官)이나 하예(下隷)임을 칭하면서 민간에서 폐단을 일으키는 자는 고을에서 잡아서 다스림으로써 간악한 무리들이 몰래 주구(誅求)하는 폐단이 없도록 하라. 같은 날 상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