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감영에 회이함[同月二十五日回移監營]
회이(回移)하는 일입니다. 지금 귀 감영의 이문이 도착하였습니다. 본관이 사용하는 인신(印信)을 본 목(牧)에 전달하여 의정부에 납입하도록 하는 일에 대하여는 의정부에서도 회제(回題)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 인신을 이달 25일에 단단히 봉하여 본 목(牧)에 전달하여 의정부에 납입하도록 하였으며, 본관은 이미 일을 끝내고 직임을 그만두었습니다. 비도(匪徒)의 거괴(巨魁) 가운데 이미 잡아놓고 아직 처벌하지 않은 자에 대해서는 지금 직임을 그만 둔 뒤에 가볍게 처단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지난번 순무영의 전령 내에, 기강을 어기고 인륜을 범한 극악한 자들은 모두 용서하지 말고 처형하라고 하였습니다. 체포한 비도의 거괴 가운데 죄질이 아주 무거워서 용서할 수 없는 자가 7놈이 있습니다. 송천(松川) 접주(接主) 이공익(李公益)은 평소 저들의 우두머리로서 무기를 약탈하였으며 북실의 전투에 가서 참가하고는 도망가서 청계사(淸溪寺)에 숨어 있다가 동네 사람들에게 붙잡혀서 바쳐진 놈입니다. 낙서(洛西) 접주 윤광주(尹光周)는 휘하의 포(包)에 500~600명을 거느리고 있었는데 지난날 상주에서 변란을 일으켰을 때 역말을 타고 고을에 들어와서 무기고의 자물쇠를 부수고 무기를 빼앗아간 놈입니다. 고곡(古谷) 접주 정천여(鄭千汝)는 10년이나 동학의 교도로 있었으며 보은(報恩) 장내(壯內)의 여러 적과 안팎으로 서로 응하였으며, 또한 상주읍의 변란에도 참가해서 기포(起包)하여 고을로 들어와서 무기를 빼앗아간 놈입니다. 사노(私奴) 조군섭(趙君涉)은 포(包) 아래의 여러 놈을 데리고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어두운 밤에 상전의 집에 돌입하여 가산을 부수고 상전을 구타한 놈입니다. 본진(本鎭)의 관노(官奴) 박방을(朴方乙)은 조중첨(趙仲僉)의 접(接) 아래에서 무기를 약탈하고 양반가에 돌입하여 부녀자를 욕보인 놈입니다. 이처럼 크나큰 죄악을 저지른 놈들을 결코 살려둘 수 없으며 정상적인 형벌을 시행하는 것이 합당합니다. 그리고 본주(本州)에서 변란을 일으킬 때 거괴(巨魁) 권화여(權和汝)와 조중첨(趙仲僉)은 기미를 알아차리고 도망가서 아직 현륙(顯戮)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들의 아들과 동생을 잡아가두고 그 아비와 형이 나타나기를 독촉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차지(次知)라고 하여 편안하게 놓아두거나 천천히 처리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공익, 윤광주, 정천여, 조군섭, 박방을, 권화여의 아들, 조중첨의 동생 등 7놈을 본목(本牧)으로 압송하여 형구를 채워서 엄중하게 가두고 귀 감영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고 의정부에 낱낱이 보고하고 이에 이문(移文)을 보냅니다. 본관이 나누어 담당한 고을에는, 적들이 물러갔으니 즐겁게 생업에 종사하되 편안한 가운데서도 위태로움을 잊지 말라는 뜻으로 특별히 감결을 보내어 신칙하여 고을을 각자 스스로 지키도록 하였습니다. 본목(本牧)에 새로 설치한 별포군(別砲軍)도 해산시켰으며, 전후하여 군사적 용도로 거두어들인 물품의 실제 수량을 성책(成冊)으로 만들어 보냈으나, 군대를 해산하고 장부를 마감하는 데에 4~5일이나 소요되어 참으로 송구하옵니다. 모두 상고하여 시행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