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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일러두기

백곡강안절목 서문 [柏谷講案節目序]한약우(韓若愚)

위에 있는 사람이 이끌면 여느 백성은 그것을 따른다. 호걸스런 선비는 어찌 위에 있는 사람의 계도(啓導)를 기다리겠는가? 만약 위에 있는 사람이 계도하였으되 따르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포기한 하등인(下等人)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법을 두려워하여 나아가기를 탐하는 겉으로 따르는 체 하면서 마음으로는 따르지 않는 자는 하등한 사람 중에 더욱 심한 자이다. 아! 우리나라에서 배출된 참된 선비가 진실로 많다. 호걸스런 선비가 문왕(文王)을 기다리지 않았으니, 열성조(列聖朝)가 계도하신 그 효과가 더욱 어떠하였겠는가? 아아! 세상의 수준이 날로 낮아져서 호걸스런 선비는 다시 볼 수 없고, 포기한 하등인(下等人)이 천하에 가득 차게 되었다. 위에 있는 사람이 더욱 계도하였으나 천하의 나라는 갈수록 다스릴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치우치고 사악한 설(說)로 말을 쪼개고 법을 훼손해서 잘못된 도(道)를 지녀 난민(亂民)의 무리가 어지럽게 나왔다.

옛날의 성왕(聖王)이 노심초사하여 천하후세의 대경대법(大經大法, 공명정대한 큰 원리와 법칙)을 삼았으나 ≪지금은 마치≫땅을 쓴 듯이 거의 남아 있는 것이 없게 되었다. 우리 임금이 불쌍히 여겨 근심을 더하고 도신(道臣, 감사)에게 ≪그들을≫계도하도록 명하였다. 도신이 명(命)을 받들어 명령을 내리니 궁벽한 골짜기의 백성이 모두 태양의 빛을 쳐다보게 되었다. 그들을 계도한 방도가 바로 이 강안(講案)이다. 이 강안은 마을 부로(父老, 나이가 많고 명망이 있는 어른)의 손에서 만들어졌는데, 마을 부로는 현명한 감사의 가르침과 같았다. 현명한 감사께서 우리 임금의 명을 받들었는데, 우리 백성들 중에 누가 정성과 힘을 다해 임금과 현명한 감사에게 만 분의 일이라도 보답하려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여러 유생들을 살펴보면 한가하게 세월을 보내고 편안하게 책을 읽으며 배우는 데에 힘써서 윗사람을 따르는 책임만을 면하려고 한다. 처음부터 지성(至誠)으로 슬퍼하고 실심(實心)으로 계도하려는 뜻이 없어 위로는 위에 있는 사람을 저버리고 아래로는 자기 집안의 일을 잘못되게 한다. 아! 자신은 호걸스런 선비가 되지 못하면서 여느 백성을 다스리기를 구하였으나 얻지 못해 도리어 가장 하등(下等)한 사람이 되려는가? 하늘이 우리에게 두터이 한 바와 군사(君師, 임금)께서 우리를 다스리고 가르친 바가 일찍이 우리에게 성인(聖人)이나 현인(賢人)이 되기를 기대하지 않은 것이 아니거늘 우리가 도리어 스스로 이처럼 작아졌다. 무슨 얼굴로 장보(章甫, 관)를 쓰고 도포를 입고서 읍양(揖讓)하는 대열에 머리를 숙이고 의논하는 데에 몸을 둘 수가 있겠는가? 위아래로 두려워서 용납할 데가 없다.

그러나 성인이나 현인이 어찌 별다른 사람이겠는가? 다만 우리들의 일념(一念, 한결같은 마음)에 있을 뿐이다. 우리가 삼가고 두려워하여 성심(誠心)으로 배워 실효(實效)를 기대할 수 있게 하여 우리 임금과 훌륭한 감사께서 계도하신 뜻을 저버리지 않는다면, 비록 갑자기 성인이나 현인이 되지 못할지라도, 어찌 성인과 현인의 무리가 아니겠는가? 나아가 왕정(王廷, 조정)에 드러내어 보불(黼黻, 임금이 입는 옷)의 정치를 돕고, 물러나서 그 몸을 바르게 하여 선왕(先王)의 도(道)를 지키는 자가 반드시 오늘 강회(講會)에서 나올 것이다. 이에 고금(古今)의 기록을 참조하여 절목(節目)을 아래와 같이 만드니, 동지들과 함께 힘쓰기를 바란다. 임진(壬辰, 18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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