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6일 사시 [同日巳時]

선봉진이 보고하는 일입니다. 15일 미시에 도착한 사또가 보내신 전령 내용 안에, “군대에서 행하는 법이 얼마나 엄중한데 듣자하니, 수원부에서 숙박할 때에 휘하의 전배군이 수원부 유수영에서 폐단을 일으켜서 아전들에게 토색질하여 크게 시끄러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하니, 어찌 이와 같은 군대의 법률에 있는가? 이에 전령을 보내니 도착하는 대로 즉시 엄중하게 조사하고 수색하여 죄를 범한 군사는 모두 다 압송해 올려서 마땅한 법률로 다스릴 것이다. 그리고 이후 단속하는 일은 별도로 더욱 타일러서 다시는 털끝만큼이라도 마을에 해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하셨습니다.

12일 군대의 대열이 날이 저물 즈음에 수원부에 들어갔습니다. 다수의 사람과 말들을 편안하게 유숙시키지 않을 수가 없는 까닭에 기수를 시켜서 아전들을 불러오게 하였습니다. 이들이 처소를 분별하지 않고 영내로 난입하여 적발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비록 시끄럽게 폐단을 일으킨 것은 없다 하더라도 정황을 생각해 볼 때 지극히 놀라운 일입니다. 그러므로 즉시 우선 부(府)의 옥에 단단히 가두었다가 군대가 떠나는 날을 기다려서 해당되는 법으로 다스리려고 하였더니, 안렴사(按廉史)로부터 이러한 명령을 받으니 지극히 송구스럽습니다. 즉시 마땅히 압송해야 하나 그럴 겨를이 없고 차가운 감옥에 갇힌 죄수가 이미 여러 날이 지나 바야흐로 병이 나서 생사도 판단할 수 없기에 조금 차도가 있기를 기다렸다가 압송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연유로 보고합니다.

제(題): 본 진영에서 경중(輕重)을 분별하여 적당히 처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