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4일 [同日]

온양군수가 보고하는 일입니다. 본 군 남쪽 구산(九山)에 사는 박봉업(朴鳳業)은 본래 글을 읽은 사람으로 동학배(東學輩)의 사나운 공갈 협박으로 억지로 들어갔는데, 애당초 내세울만한 명목이 없었습니다. 조정의 명령이 지엄하다는 소문을 듣고부터 한 달 전에 동도를 배반하고 예전대로 편안한 마음으로 글을 읽는 것을 업으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제 주력부대가 경내로 닥쳐와 남을 꾀어 부추겼다는 혐의를 받아 잘못 접주로 지목되어 부대로 잡혀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관에서 실제를 상세히 조사하니 과연 애매하였습니다. 공론이 저절로 있고 조정의 명령이 지엄한 가운데 옥석이 함께 타는 탄식이 있을까 두렵습니다. 이에 감히 사실에 근거하여 보고하오니 참작하여 헤아리신 뒤에 즉시 석방하여 백성으로 하여금 안도하고 목숨을 지탱하게 해야 합니다. 이런 사정을 보고합니다.

제(題): 지금 이미 일본 진영에 잡아 가두어서 갑자기 거론하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