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 [同日]
선봉진이 보고하는 일입니다. 출정한 장위영 부영관 겸 죽산부사 이두황의 보고가 도착하였는데 그 내용에, “이달 초 9일에 죽산부로부터 출발하여 행군한지 18일 만에 연기 봉암동에 이르러 전진할지 말지 명령을 기다리기 위해 금영에 공문을 보낸 사유는 이미 19일에 그곳 봉암동에서 보고했습니다. 21일에 목천 세성산에 도착하여 비류를 크게 격파한 사유는 또 21일 술시에 급히 보고하였습니다.
이달 20일 사시에 발송하여 22일 사시에 도착한 전령의 내용에, “주력부대가 남쪽으로 내려간 지 이미 열흘이 되었는데 겨우 금영에서 온 공문을 통해 비로소 본 진영이 연기읍으로 이동하여 주둔하고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 군대의 일로 생각해 보건대 소홀함이 대단히 심하다. 진실로 법에 비추어 책임을 지우는 것이 마땅하나 본 진영에 이미 소식을 전달할 방도가 없었으니 혹 용서할 만하다. 연기는 유성과의 거리가 40리가 되는데 지금 들으니 비도가 이곳에 출몰한다고 한다. 우선 감성의 입구 등지로 옮겨 주둔하여 《동학농민군들이》날뛰는 폐단을 먼저 막고 호남의 비류들이 지나쳐갈 우환을 끊어버리도록 하라. 저들을 토벌하는 것으로 말하자면 고립무원의 염려가 없지 않으니 우선 금영의 지원을 기다렸다가 진퇴를 결정하도록 하라. 그리고 상황의 변화를 살펴 기회를 보되 실로 당장 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멀리서 예측하여 지휘할 수가 없다. 대체로 험하고 좁은 길목을 굳게 지키는 것이 만전을 기하는 계책이 될 것이다. 이러한 뜻으로 금영에 공문을 보냈으니 반드시 소상한 명령이 있을 것이니 잘 헤아려서 거행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달 16·17일 양일에 즉각 오라는 충청감영 관문에 따라 감영으로 급히 가서 얼굴을 대하고 분부를 받들어 군대를 출정시킬 계획이라는 뜻으로 연기 봉암동에서 충청감영에 급히 보고하였습니다. 그러자 회답한 내용에, “비류의 상황을 계속해서 더욱 정탐하도록 하라. 그리고 거처할 만한 곳에 부대가 머물러 있다가 선봉진의 지휘를 기다리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일의 상황을 알 수가 없어서 즉시 충청감영으로 달려가서 직접 지휘를 들은 후에 군사를 전진시키고자 하였습니다.
이달 20일 묘시 경에 도착한 청주병영의 감결 내용에, “목천 세성산에 모여 주둔하고 있는 비류를 빨리 토벌하라”고 하였습니다. 목천의 적들은 공주·청주 사이에 있어서 장차 몹시 방자한 행동을 할 염려가 있으며 게다가 서울로 가는 길을 핍박하여 선봉진의 앞길에 장애가 되어서 없애기 어려운 우환[心腹之患]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 금영의 사정을 가지고 말하자면 경리청의 병사가 이미 감영에 머물고 있어서 적을 방어하는 대책이 전에 비해 조금 낫습니다. 또한 명령을 기다려 거행하는 것으로 말하자면 이미 순무영으로부터 청주로 가서 지원하라는 전령이 있었으므로 거행하는 사리로는 청주에 눈앞에 닥친 근심을 토벌하여 제거하는 것이 먼저이나 급한 것은 목천이었습니다. 그래서 완급의 형세를 모두 들어서 금영에 보고한 뒤에 행군하여 목천 세성산에 비류가 모여 있는 곳으로 곧바로 쳐들어가 크게 전승하였습니다.
그랬더니 도착한 금영의 회답 내용에, “공주에 가서 지원하라는 순무영의 전령이 이미 도착한 것 같은데 순무영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다만 청주병사의 감결만 따르고 있으니 이것이 무슨 곡절인지 알지 못하겠다. 병사가 가지고 있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고 엇갈리기 때문에 지금 막 파직하도록 장계를 올렸다”라고 하였습니다.
계속해서 도착한 금영의 관문 내용에, “전에 받은 귀 영관의 공문 내용에 연기에 도착하여 전진할지 말지 명령을 기다린다고 말하였기에 감히 공주·대전에 군사를 보낼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지금 병영의 감결에 따라 다른 곳으로 가서 공문을 보내면서 전진할지 말지 명령을 기다린다고 말한 것이다. 병영이 말하였으나 글의 뜻을 잘못 알고 병사를 전진시킬 것을 요청하였고, 돌아와서 그 당돌함을 깨달았으니 대단히 괴이하고 당황스럽다. 지금 순무영의 지시를 가져와서 보냈는데 귀 영관은 순무영의 지휘를 받는지 병영의 지휘를 받는지 알지 못하겠다. 또 비류들을 토벌하는 한 가지 일로 말하자면, 도내에 벌떼처럼 일어난 것은 목천의 무리들처럼 곳곳마다 있다. 가장 큰 일은 전주의 거괴 전봉준을 공격하여 함락시키는 것이다. 또 공주는 도내의 중요한 땅이 되고 큰길의 요충지가 되는데 적들이 100리 안에 있어서 하루나 반나절이면 도착할 수 있다. 귀 영관은 험한 것을 피하고 쉬운 데로 나아가는 것이 이와 같은지 모르겠다. 귀 부대가 전진할지 말지 그 여부는 본 감영에서 좌우할 수 없으니 모든 것을 헤아려 전진하고 후퇴하라”고 하였습니다.
이번에 목천의 적을 토벌한 것은 진실로 급한 것을 먼저하고 느긋한 것을 나중에 하는 뜻에서 비롯되었는데 금영의 회답이 이와 같이 지엄하니 삼가 대단히 황송합니다. 이번에 세성산을 토벌할 때에 북접(北接) 가운데 이름 있는 김복용을 생포해 진영 앞에 압송하는 것은 회답을 기다려 거행할 생각이고, 노획한 군수물자는 책으로 엮어 수정하여 올릴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체포한 괴수 김복용은 잠시도 용서할 수가 없기에 즉각 효수하고 즉시 본 진영에 보고하게 하였습니다. 군량미는 주력부대가 옮겨 간 뒤에 비도가 다시 노략질할 염려가 있기에 청주병영으로 수송하였고, 무기는 목천·천안 양쪽 읍으로 나누어 보냈습니다. 이 영관이 거느린 병사는 충청감영의 지원요청을 조금도 늦출 수가 없어서 밤낮없이 전진하라는 뜻으로 명령하였습니다. 노획한 물건은 1건의 책으로 엮어 수정하여 올려 보냅니다. 지금 목천의 비류는 공주·청주 사이에 모여 웅거하고 있는데 형세가 매우 날뛰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영관이 깊숙이 들어가 소탕해서 거괴를 붙잡았고 그 밖의 빼앗은 무기와 군량미 등 잡다한 물품도 또한 매우 적지 않습니다. 힘을 다한 것이 대단히 가상하며 이런 사정을 보고합니다.
제(題): 이 소식을 들으니 매우 가상하다. 더욱 사기를 돋우어 큰 공을 세워 아뢰도록 하라. 통위영·장위영·경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