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同日]
서산군수가 보고하는 일입니다. 24일부터 25일 진시 경에 이르기까지 적들과 대적한 연유는 이미 급히 보고하였습니다. 적들과 서로 싸운 것이 이미 이틀이 되었는데도 조금도 물러날 뜻이 없기에 대관 윤영성·백락완과 함께 군사를 나누어 지휘하여 세 갈래에서 협공하여 싸운 지 반나절 만에 총살한 자가 수십 명이 되어서야 저 놈들이 비로소 도망하였습니다. 그래서 승세를 틈타 추격하여서 대포 2좌(坐) 및 총(銃)·탄약·깃발 등의 물건을 빼앗았습니다. 저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높은 봉우리 꼭대기로 도망하였습니다. 겨우 격퇴시킬 때에 선봉진으로 달려가 지원하라는 명령을 삼가 받들고 즉시 대관 백락완으로 하여금 1개 소대를 거느리고 달려가도록 하였고, 또한 이미 적당(賊黨)을 격퇴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저 무리들이 지척의 산 정상에 널리 퍼져 있는 것이 보였으나 군수가 거느린 군대가 지금 나흘 낮밤을 싸우고 잠시도 쉬지 못하여 병사들의 힘이 다해서 과연 싸움에 임하여 힘을 쓰기가 어려우니 죄송하고 민망함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오직 처분만을 기다립니다.
제(題): 이와 같이 연일 쉬지도 못한 군대를 가지고 이렇게 연이어 승리하였으니 군사의 마음을 생각하건대 어찌 탄복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병력이 부족하여 잠시 기세가 꺾여 진멸시키지 못한 것이 통탄스러운 일이다. 또한 각 소대가 방어를 교체하는 것은 곧 돌보아주는 최고의 관건이지만 각 부대가 도착하지 않았고, 현재 그곳에 있는 각 부대를 보면 각각 방어하는 책임이 없지 않으며, 지금 교체하면 다만 왕래하는 폐단만 있어서 실지로 수고와 휴식의 구분이 없게 될 것이다. 이는 실로 고민스런 일로서 잠시도 거론할 수가 없다. 다만 각 부대가 일제히 도착하기를 기다리면 마땅히 변통이 있을 것이다. 지금 대포 등의 물건은 승세를 타서 빼앗은 것이니 용기 있게 나아간 군사의 실정을 볼 수가 있다. 이로써 격려하면 어찌 섬멸시키는 것을 걱정할 것이 있겠는가? 먼저 마땅히 별도로 결의를 보일 것이며, 빼앗은 물건들을 범상하게 알리는 것은 소홀함을 면치 못할 것이며 즉시 책으로 엮어 이를 다시 전해 보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