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同日]
경군을 통솔하는 군관이 보고하는 일입니다. 소인(小人)이 선봉진 사또의 명령을 받들어서 병사 30명을 거느리고 아산 등지를 향해 뒤좇아 정탐해 보니 저 무리가 백석포(白石浦)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백석포에 도착해 보니 조사해 보아도 아무런 흔적이 없었습니다. 다시 즉시 면천(沔川)등지를 탐문하니 예산·덕산의 사이에서 포성이 크게 진동하고 불빛이 번쩍 번쩍하였다고 들었습니다. 급히 아산의 굴포(掘浦) 언리(堰里)에 도착하니 홍주 등지의 유생들이 크게 일어났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일부러 사람을 보내 허실(虛實)을 조사해 보니 오늘 진시 경에 홍주 분덕(分德)의 유회소에 모였습니다.
저 무리들의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니, 예산·덕산 두 읍 사이에 숫자가 수만 명이 모여 있어서 그들이 지나가는 여러 곳은 전혀 남아나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관군이 예산 신례원에 출정하였으나 적들을 막지 못하고 다시 읍으로 돌아오려는데 길이 끊어졌으니 모든 각 유회소의 수많은 백성들의 위급한 형세를 말로 형언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유회소와 더불어 서로 상의하여 삼가 보고하오니 탄환 1바리와 병사 100명을 밤도 없이 합덕(合德) 유회소로 보내시면 비도를 토벌할 계획입니다.
제(題): 그곳이 시급하기는 하나 지금 병사를 보낼 수가 없다.